3월 이사회서 신규시설투자 안건 대거 승인2002년 매각했던 자동차운반 사업 다시 진출15조 현금 기반 적극적인 투자로 경쟁력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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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이 친환경 선박 및 벌크선 확대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이달 이사회에서 ▲드라이벌크선박(건화물선) 장기용선 승인의 건 ▲자동차선 신조 및 영업계약 체결 승인의 건 ▲웨트벌선박(유조선) 매입 승인의 건 등 신규시설 투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HMM의 투자가 본격화한 것이다. HMM은 지난 1월 메탄올을 주연료로 하는 9000TEU급 컨테이너선 9척을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에 발주하며 친환경 선대로의 전환을 시작했다. HMM이 친환경 연료선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중국 광저우조선(GSI)과 8600CEU(자동차 운송 단위)급 자동차운반선 3척을 건조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선박은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HMM에 인도될 예정이며, 척당 선가는 1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이 자동차운반선을 발주한 것은 현대상선 시절인 2002년 자동차 운송사업을 매각한 이후 21년 만이다. HMM은 이 선박을 현대글로비스에 대선(선박 임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7일 2025년 12월 31일부터 2041년 6월 30일까지 선박 3척을 장기대선하는 계약을 7956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내용을 담은 중장기전략을 마련한 바 있다. 선복량은 기존 82만TEU에서 120만TEU로 벌크선은 29척 수준에서 55척까지 확대하고, 환경친화적 물류 서비스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선종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확실성과 환경 규제 등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08.35로 전주(909.72)보다 더 떨어져 올 들어 최저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벌크선 운임지표인 BDI(발틱운임지수)는 지난 2월 500대까지 떨어졌다가 이달 다시 1500대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HMM이 두둑한 현금보유고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HMM이 보유한 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6800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5.5%, 차입금의존도는 14.9%로 재무건전성도 뛰어나 추가적인 자금조달 여력도 충분히 갖췄다.

    HMM은 매각주관사로 삼성증권, 매각 회계자문은 삼일PwC, 법무자문은 광장이 맡아 경영권 매각작업이 본격화했다. 매각자문 용역계약은 12개월로,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내년 이후에나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20.69%,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19.96% 등 총 40.65%의 지분이다. 여기에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영구채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매각지분은 71.68%까지 늘어난다. HMM의 시가총액이 9조8300억원 점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가는 최소 4조원에서 최대 7조원에 달하게 된다.

    영구채 문제를 제외하고도 HMM이 보유한 막대한 현금이 매각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HMM이 적극적인 투자와 배당정책으로 현금을 소진해 원매자의 부담 낮추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HMM은 실제 현금배당 규모를 지난해 600원에서 올해 12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배당총액도 지난해 2934억원에서 올해 5868억원으로 두 배 확대된다. HMM은 배당안을 비롯해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을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