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V70 전기차 보조금 수령 '비상'… SK온 배터리셀 중국서 생산산업부, 니켈 등 핵심광물 中의존도 낮추기 '안간힘'
  • ▲ 미국 재무부 ⓒ연합뉴스
    ▲ 미국 재무부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보조금) 세부지침을 내놓으면서 우리 정부도 분주해지고 있다. 중국에 대한 핵심광물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비롯해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31일 IRA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지침을 공개했다. 세부지침에 따르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40% 이상 써야 한다. 북미에서 생산·조립한 부품을 5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둘 중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3750달러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업체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은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미 재무부가 공개한 세부지침은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까지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장 걸리는 것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V70 전기차다. 해당 전기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지만, 배터리는 SK온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SK온 배터리의 배터리 셀(전해액 양극재 음극재로 구성된 이차전지 최소단위)은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SK온은 배터리 광물을 교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이차전지 핵심광물인 니켈의 제련·가공 상황을 직접 살피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울산 온산제련소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니켈·코발트·망간 가공시설의 추가 투자계획과 애로사항 등도 청취했다.

    천영길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현장에서 "이차전지와 자동차가 우리나라 주력 산업임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제련과 가공을 통한 핵심광물 주요 소재를 생산한다는 것은 상업적 가치뿐만 아니라 자원안보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며 "우리나라 기업이 IRA에 대응해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의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향후 의견 수렴 및 보조금 신청 과정 등에서 우리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애로사항은 최소화하도록 관련 업계와 함께 범정부적으로 미국과의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IRA 하위 규정에서 우리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지만, 반도체 보조금 수령 조건이나 신청 과정에서의 제출 정보 범위,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등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한다"고 우려했다.

    공급망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추 부총리는 지난 2021년 12월 선정한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재정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공급망 리스크가 새롭게 부각된 품목, 신성장·핵심산업 필수 품목, 국민 생활 직결 품목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핵심 품목을 추가하고 국내 생산 전환, 수입선 다변화 등으로 관리 필요성이 낮아진 품목은 핵심 품목에서 제외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1년 12월 대외의존도가 높은 200여개 품목을 경제안보 핵심품목으로 지정하고 모니터링과 수급상황 점검 등 특별관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