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치고 오른 갤럭시 '힘주기'… 자체 언팩 열고 체험매장 확대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신공장 설립 추진 가능성 등 日 업체들과 협력한일 관계 '해빙모드' 전환에 탄력… 日 전문가 이재용 회장 추진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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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일본에서 심기일전에 나선다. 조용히 인기몰이를 시작한 모바일 제품도 '삼성'이라는 로고를 앞세워 본격 시장을 공략하고 반도체 사업에선 패키징 라인 신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과의 협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6일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오전 10시 갤럭시 언팩을 개최하고 '갤럭시S23' 시리즈를 선보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20일 출시된다.체험형 매장인 '갤럭시 스튜디오'도 일본에서 4년 만에 문을 연다. 오사카에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열고 도쿄와 나고야, 후쿠오카 등 주요 대도시에도 갤럭시 스튜디오 팝업 매장을 운영한다.삼성은 이번에 스마트폰 제품에 '갤럭시(Galaxy)'라는 로고 대신 '삼성(SAMSUNG)'이라는 로고를 넣어 일본 모바일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8년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로고 교체 전략이다. 최근 몇 년 새 일본 내에서 삼성 스마트폰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삼성 로고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애플의 아이폰에 비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크게 호응을 얻지 못했던 삼성 스마트폰은 최근 조용히 인기몰이에 나서면서 다시금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 2016년 3%대에 머물던 삼성 갤럭시는 이듬해인 2017년 10% 초반대로 올라서는데 성공한 이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특히 지난해부턴 애플의 점유율이 감소하고 삼성은 일본 시장에서 안정적인 점유율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는 지난해 일본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10.5%로 일본 기업인 샤프(10.1%)를 제치고 애플에 이은 2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반면 애플은 여전히 56%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이지만 최근 3년 간 매년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반도체 사업에선 삼성이 일본 내에서 후공정 패키징 라인을 신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목을 끌었다. 반도체 사업은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갈등으로 국가 간 패권주의와 동맹 구도가 확대되는 양상인데, 삼성이 일본에 생산라인 건설을 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과 일본이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고 동맹 구도를 가져가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아직은 라인 설치를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최대 1000억 원 규모가 투자되는 작지 않은 프로젝트로 추정된다. 특히 일본에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다수 포진돼있어 이들 기업들과 삼성이 협력해 반도체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게다가 미세공정이 성숙단계에 이른 현 상황에서 반도체 패키징 같은 후공정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게 미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 반도체(DS)사업부문은 앞서부터 이 같은 패키징 공정 기술력의 필요성을 공식 석상에서도 누누히 강조해왔다.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일본 반도체업계와 이미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나섰다는 점도 삼성엔 자극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지난해 일본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반도체 후공정 연구개발센터를 열었고 최근 오사카에 두번째 반도체 디자인 센터를 세우기로 결정했다. 패키징 기판 분야 1위인 일본 이비덴과 지난 2021년부터 신제품 개발을 함께 하고 있기도 할만큼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삼성도 최근 일본에 반도체 연구조직인 '디바이스솔루션리서치 재팬(DSRJ)'을 설립하고 현지에 있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과 협력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현지에서 연구와 설비를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진 않아 이번 패키징 라인 신설을 포함해 일본 내에서 순차적으로 반도체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최근 얼어붙었던 한일 관계가 해빙모드에 들어섰다는 점도 삼성이 일본시장을 활용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5년 간은 한일 갈등이 격화되면서 적극적으로 일본시장을 공략하거나 일본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이제부턴 일본이 삼성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일본통으로 알려진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의 일본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지난달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내 재계 주요 인사들과 함께 일본에 방문해 일본경제단체연합회를 만나는 등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추후에도 일본 측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이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일본 정재계 인맥 등을 활용해 리더십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