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업계 의견 수용…캐·멕산 자동차 관세 1달 면제기아 3%대 강세…현대차·현대모비스·KG모빌리티 등 동반 강세“2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견조…저평가 매력 부각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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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캐나다·맥시코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한 달 면제키로 하면서 국내 자동차 관련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시장에서도 현기차(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이 견조한 데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다만, 일각에서는 4월 초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과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재개 가능성이 여전히 공존해 있어 섣부른 비중 확대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0분 기준 HL만도는 전장(4만1800원)보다 4.19% 오른 4만3550원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0만주, 43억원을 기록 중이다.또 다른 자동차 대표주인 기아는 3%대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현대모비스(2.79%) ▲KG모빌리티(2.43%) ▲현대차(2.00%) ▲한온시스템(1.64%) ▲현대위아(0.91%) 등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5일(현지 시각) 캐나다·멕시코산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를 한 달간 면제한다고 밝힌 영향이다. 미국은 지난 4일부터 멕시코·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 중인데, 피해가 우려된다는 자국 자동차 업계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며 “USMCA와 연관된 업계의 요청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적용을 한 달 면제해 그들이 경제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업계 ‘빅3’ 대표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3대 주요 지수와 전일 폭락했던 자동차주들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85.60포인트(1.14%) 오른 4만3006.59에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2%, 나스닥 지수는 1.46%씩 상승했다. 자동차주 가운데에서는 스텔란티스가 9.21% 급등했고 GM과 포드도 각각 7.21%, 5.81% 올랐다.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USMCA로 공급망이 통합된 가운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는 자국 내 주력 제조업 산업인 자동차 업계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이는 결국 자동차 소비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이번 관세 유예의 배경”이라며 “이는 향후에도 미국 내 산업, 경기에 부담이 될 정도의 극단적인 관세 부과 시나리오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앞서 국내 자동차 관련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 등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자 현대차·기아의 대(對)미 수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한국무역협회(KITA) 워싱턴지부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미국의 전체 자동차 수입금액(2168억달러)에서 한국 비중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7.3%에 달한다”며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자동차 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실제 ‘KRX 자동차’ 지수는 최근 1주일(2월 27일~3월 5일) 동안 2.49% 하락했다. 지수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 기준 상위 5개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온시스템은 10.59%나 빠졌고 ▲현대차(-5.02%) ▲현대모비스(-2.14%)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0.39%) 등이 동반 약세였다. 반면 기아는 1.91% 상승했다.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자동차 관련 종목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자동차’는 이 기간 2.19% 하락했으며 신한자산운용의 ‘SOL 자동차TOP3플러스’도 2.43% 내렸다. 특히 ‘KODEX 자동차’는 36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681개 주식형 ETF 가운데 자금 유입 규모 기준 659위(하위 3.23%)를 기록했다.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주들의 현재 주가가 저평가 구간에 들어서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견조한 데다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최하단 수준이기 때문이다.현대차는 지난 2월 32만2339대의 글로벌 도매 판매를 기록했으며 기아는 25만38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1%, 4.5% 늘어난 수준이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2월 국내 영업일 수 증가로 가동률이 올라오면서 국내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현재 현대차와 기아 모두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플랫(Flat)한 수준으로 시장 우려 대비 판매량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또한 DB금융투자에 따르면 현재 완성차들의 주가는 P/E 3~4배 수준의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 PBR 기준으로도 지난해 현대차의 고점 PBR인 0.70배 기준 하단 주가는 20만원, 기아의 경우 0.97배 기준 8만5000원으로 현재 주가가 최하단에 도달해 있다.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완성차들은 PER, PBR, 최근 자사주 매입 가격 밴드 기준으로 봐도 주가 최하단에 도달해 장기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현재의 주가 하락은 실적으로 인한 것이 아닌 제도적 이슈며 견조한 실적이 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실익이 발생하는 모멘텀만 받쳐주면 주가 상승 폭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여전히 대미 수출을 통한 물량 대응이 불가피해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 판매량의 55%(97만대)는 수출을 통한 물량 대응이 불가피해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트럼프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대미 수출 물량에 대한 보편관세 적용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완성차업체를 비롯한 국내 산업계 전반의 불안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유예 조치는 관세 우려가 지배해왔던 자동차 업종 기업가치 평가에 단비”라면서도 “다만, 4월 초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 및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재개 가능성이 공존하는 만큼 구조적 기업가치 개선 여부는 해당 내용의 확인 뒤라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