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종 주가 상승세…외인·기관 매수 집중암학회·주요 임상 일정 등 모멘텀 앞두고 기대감 반영"과열 양상 2차전지 대안…이벤트 결과 따라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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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광풍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인 2차전지주의 주가 전망에 대한 시장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제약·바이오주들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실적과 함께 연 중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지수 상승을 이끈 2차전지에 이은 새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지난달말 1703.54에서 이날 1938.23으로 1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셀트리온(20%)·셀트리온헬스케어(28.4%)·셀트리온제약(14.4%) 외에도 한미약품(31.5%), SK바이오팜(20.4%), 유한양행(17.0%)이 크게 올랐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제약·바이오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에 셀트리온(1950억원), 10위에 셀트리온헬스케어(40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각각 630억원, 590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은 한미약품(380억원), 유한양행(370억원), 메디톡스(180억원), SK바이오팜(160억원), 알테오젠(130억원)을, 외국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5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260억원), 에스티팜(190억원) 케어젠(140억원) 에이비엘바이오(130억원)를 순매수했다.

    2년여간 긴 조정을 받아온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근 들어 주목 받는 건 이달 14~19일에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와 26일 세계최대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초록 제목 공개 일정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4월 한올바이오파마의 안구건조증 3상 데이터 발표, 윤석열 대통령 미국 방문시 바이오 기업 참석 여부, 5월 셀트리온 그룹의 휴미라 시밀러 FDA 승인 여부, HLB의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FDA 신약 신청, 7월 이후 셀트리온 그룹의 합병 발표 유무 등도 관심사다.

    이를 앞두고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다음 테마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실제 2차전지주에 쏠렸던 수급이 완화되며 증시 내 수급 균형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주들이 급락한 12~13일 바이오주들은 대폭 상승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기관의 제약·바이오 업종 누적 순매수 규모가 약 5000억원에 달하고 있어 수급 환경이 긍정적"이라며 "올해 제약·바이오는 반등을 기대할 만한 섹터다. 특히 셀트리온그룹의 반등 시점이 제약·바이오 업종 반등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한양증권 연구원도 "제약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최하 수준까지 떨어져 있으며 올해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고성장할 업종은 제약·바이오"라며 "2차전지가 과열 양상에 접어들 경우 투자자들은 또 다른 성장 업종으로 눈을 돌릴 것인데, 다음으로 가장 좋은 대안은 제약·바이오"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간에 개별 종목 위주로 급등한 만큼 주요 이벤트를 주시하고 투자 판단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과매수 진입 상태로 단기 과열로 판단된다"면서 "기대 이벤트가 지속되며 조정 시 폭과 깊이는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중순에 몰린 모멘텀과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속도 조절 여부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