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위탁 운영 국립소방병원에 '온라인 진료' 시범운영비대면 진료 확장 앞서 안전성·유효성 입증이 관건 K-디지털 의료, 서울대병원 네트워크 넘어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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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법제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과 관련해 국회 논의 테이블이 오늘(25일) 열리는 가운데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이 "전 세계적 흐름인 원격진료 패러다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소신 발언했다.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24일 저녁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비는 낮추고 의료 질은 올리는 가치기반 의료체계 정립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디지털헬스 구현을 중점 과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특히 최근 의료계와 산업계 사이 논란이 되는 비대면 진료 허용범위를 두고 갑론을박이 치열한데, 장기적 관점에서 원격진료 체계가 확립되는 것은 미래의학의 발전을 위해 중요한 부분이라고 진단했다.다만, 초·재진 등 현행 쟁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비대면 진료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은 일차의료기관, 즉 동네의원이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서울대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이 준비해야 할 포괄적 역할론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김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미 5G 시대에 접어든 만큼 원격진료 플랫폼 자체는 과거와 달리 급속도로 발전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을 겪으며 많은 부분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분명 가야 할 방향이며 지금은 안전성·유효성 등 엄격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했다.일례로 대면진료와 비교해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 진료 질적인 측면에서 효율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 등 분석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서울대병원은 내년부터 위탁 운영할 충북 음성 소재 국립소방병원(2025년 6월 개원 예정)에 온라인 비대면 진료 시범운영을 계획 중이다.김 병원장은 "비대면진료와 관련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효율성을 증명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 부분은 (세계적 추세에) 절대 뒤처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진행 중인 '온라인 2차 의견 구하기' 등 진료체계 구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1차로 동네 의원이나 병원에서 진단받은 질환과 관련 상위병원 의료진의 판단을 추가하는 형태다.서울대병원은 지난 10여 년간 뇌종양 분야에서 MGH와 원격회의 등으로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데, MGH에서는 의사 간 논의뿐만 아니라 환자에게도 '보스톤에 올 필요 없이 신속하게 온라인으로 보증된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K-디지털의료 新모델 구축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필수의료의 기능을 강화하고 중증질환에 집중하는 국가중앙병원의 임무을 수행하는 것은 기관의 특성상 마땅한 일로 여겨진다. 여기에 '디지털'을 탑재해 새로운 시대의 의료체계를 만드는 것이 병원장의 목표다.김 병원장은 "K-디지털의료는 도입, 구성, 이식, 확산, 완성의 단계로 이뤄질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모델 구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먼저 도입단계에서 밑그림은 '미래 어린이병원 프로젝트'로부터 시작한다. 디지털화를 통한 병원 설립을 기반으로 질 향상과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의료비는 낮추고 진료 효과를 높이는 가치 기반 의료체계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오는 2027년 개원 예정인 배곧서울대병원은 K-디지털주축이 된다. 미래의료 개척을 위한 연구진료 일체형 클러스터를 표방하고 있으며 ICT 기반 융합 기술을 활용해 미래 재활의료, 돌봄로봇 등 체계를 형성한다.김 병원장은 "미래 어린이병원과 배곧서울대병원의 역량을 융합해 이를 서울대병원 네트워크에 이식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며 "본원, 분당, 보라매병원에도 점진적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그가 계획 중인 K-디지털 의료는 서울대병원 네트워크를 넘어 전국 공공의료기관으로의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 나아가 대한민국의 의료체계를 해외에도 수출해 저변을 넓히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