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 5개월만 CJ공장부지개발사업 건축협정인가 취소 행정법원에 '건축협정인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 제기주민 사업중단에 난색…강서, 서울 집값낙폭 두번째↑마곡13단지 직전최고가比 5.3억↓…"향후일정 불투명"
  • ▲ 서울 가양동 CJ 공장부지. =박정환 기자
    ▲ 서울 가양동 CJ 공장부지. =박정환 기자
    '제2의 코엑스'로 불리는 서울 가양동 CJ 공장부지 개발사업이 돌연 중단되면서 강서구 부동산시장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지난 2월 강서구청이 건축협정인가를 취소하자 최근 시행사인 인창개발이 소송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사업중단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J공장부지 개발사업이 좌초될 경우 주변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인근 11만2587㎡에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1.7배 크기 업무·상업·지식산업센터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만 약 4조원에 달한다. 인창개발이 시행을,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당초 지난 3월 착공예정이었던 CJ공장부지 개발사업은 강서구청이 올 2월 건축협정인가를 돌연 취소하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강서구청은 인창개발에 소방시설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완료한뒤 인가를 재신청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9월 승인후 5개월만에 석연찮은 이유로 취소되자 인창개발은 강서구청을 상대로 최근 '건축협정인가 취소처분의 취소'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개발호재를 기대했던 강서구 마곡지구 주민들은 CJ공장부지 개발사업 중단소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강서구 아파트가격은 0.21% 급락, 서울 25개 자치구중 도봉구에 이어 두번째로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대장주아파트도 거래가격이 속수무책 떨어지고 있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114㎡는 최근 이전최고가인 20억원(8층) 보다 3억6000만원 낮은 16억4000만원(13층)에 거래됐고 '마곡13단지힐스테이트마스터' 전용 84㎡는 이달 직전최고가인 16억8000만원(7층)보다 무려 5억3000만원 떨어진 11억5000만원(7층)에 매매계약서를 다시 썼다.

    마곡동 B공인중개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임대아파트물량이 많고 상업시설이 부족한 특성 탓에 가격방어가 잘 되지 않고 집값도 상대적으로 덜 오르는 편"이라며 "그나마 서울 부동산시장이 최근 반등조짐을 보이자 매수문의가 늘고 일부 집주인들이 호가를 소폭 올리는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었는데 개발사업 중단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갑작스러운 사업중단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강서구 거주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온라인 부동산카페에 "어떤 공사든 일단 삽은 푸고 봐야하는데 착공전부터 소송전이라니 당황스럽다"며 "CJ공장부지 개발은 집값을 떠나 상업시설이 부족한 서울 서부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시행사와 강서구청이 법정다툼에 돌입한 만큼 사업중단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CJ공장부지 개발사업에 대한 강서구청 인허가절차가 사실상 올스톱된데 이어 건축협정인가 취소통보까지 받아 향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H공인중개 관계자는 "마곡일대 아파트들은 이미 가격거품이 빠질대로 빠져 개발사업이 중단됐다고 시세가 더 떨어지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김포공항을 중심으로 주거·상업복합시설을 조성하는 김포공항에어시티나 방화뉴타운 등 다른호재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