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본입찰 참여…해외 선사와 인수 경쟁2014년 LNG 사업부 떼어 IMM 컨소시엄에 매각인수 시 HMM 매각에 변수 미칠까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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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매각 위기에 몰린 현대LNG해운의 인수 후보자로 ‘옛 주인’ HMM이 급부상하면서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국가 전략 물자인 LNG 수송 기업이 해외에 팔릴 수 있다는 업계 안팎의 우려가 커지면서 입찰에 참여해 적정 가치를 판단해보기로 결정한 것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다음 달 초 열릴 예정인 현대LNG해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대주주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LNG해운은 현재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PE)와 IMM인베스트먼트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현대LNG해운의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최근까지 매각 의사를 밝힌 국내 기업이 없어 영국과 그리스 등 외국계 선사 간의 경쟁으로 좁혀진 상태였다.

    해운업계에선 국내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자인 현대LNG해운이 해외로 넘어가게 되면 경제·안보적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매각 저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지속 촉구해왔다.

    현대LNG해운이 국내에 들여오는 LNG 물량은 연간 500만~550만톤 규모로, 지난해 전체 도입량(4639만5000톤)의 10%가 넘는다. 또 한국가스공사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가장 많은 국내 도입 물량을 맡고 있다.

    HMM의 인수전 참여가 전략물자 운송 주권 지키기 위한 해운 당국의 입장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HMM은 심각한 재정난을 겪던 2014년 현대상선 시절 LNG 전용 사업부를 떼어 IMM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현대LNG해운으로서는 HMM에 인수되는 게 옛 주인 품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HMM 측은 현대LNG해운 매각 참여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HMM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HMM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평가받는 데는 과거 HMM 사업부에서 갈라져 나온 회사인 만큼 인수 시너지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또 과거 LNG 수송 경영 노하우를 살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LNG 운송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HMM의 전체 매출 중 컨테이선 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해운 시황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약세로 돌아서면서 코로나19동안 호황을 누려온 해운업계 잔치도 끝났다.

    지난 5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8.29포인트로 예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스폿(단기) 운임 하락에 이어 장기 운임 역시 스폿 운임 수준까지 내렸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반면 현대LNG해운의 모든 선대는 최장 20년의 장기 수송 계약이 맺어져 있어 금리·환율·유가와 같은 외부 변수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특히 LNG 운송 시장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미국·카타르 등 주요 LNG 수출국에서는 동시 다발적으로 대규모 LNG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 제재 유지와 미국 셰일가스 증산 등으로 LNG 운송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LNG해운은 매각 이후 2021년까지 영업손실을 이어갔으나 늘어난 LNG 수요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 121억원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MM은 코로나19 기간 누린 호황 덕분에 실적이 대폭 개선되며 투자 여력이 커진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영업이익률만 53.5%를 기록했다.

    3년 연속 기록적인 호실적이 이어진 HMM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4조9802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당기손익인식 금융자산과 기타 유동금융자산, 기타 비유동금융자산 등 금융자산을 더하면 HMM의 현금여력은 15조원에 달한다.

    다만 HMM 역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시장에서 HMM은 몸값이 최대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LNG해운 인수로 HMM의 기업가치가 바뀐다면 매각 작업에 부담될 수 있다는 우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