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1분기 영업익 357억원… 흑자전환 성공사드·코로나 등 여파로 8년째 IPO 무기한 연기“면세부문 회복세 따라 IPO 시기 결정날 것”
  •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
    호텔롯데가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할 마지막 퍼즐이자, 신동빈 회장의 숙원이기도 하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1034억원, 영업이익 35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하며 수익성 회복에 성공했다. 

    엔데믹 본격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국빈 방문, 마이스(MICE) 등 대규모 행사가 재개되자 호텔부문 적자폭이 줄었다. 또한 하늘길이 열리며 면세 부문 수익성도 개선됐다. 어드벤처부산점 오픈 등 신규 매출원 확보로 월드 부문 또한 1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적자전환 이래 꾸준히 수익성 개선에 힘써왔다. 호텔롯데는 코로나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 4976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2021년 2611억원, 지난해 799억원으로 연간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자체적인 수익성 확보 작업과 업황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재계에서는 호텔롯데 실적이 개선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다시 추진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와 함께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핵심 계열사지만 일본 롯데 영향력 아래 있어 이를 끊어내는 것이 꾸준히 과제로 지적돼왔다. 

    현재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롯데지주→다른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지주를 통해 계열사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25.31%), 롯데쇼핑 (40.0%), 롯데칠성음료(45.0%), 롯데웰푸드(47.47%), 롯데헬스케어(100%) 등 주력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로 한국롯데를 지배하고 았다. 

    그런데 이 롯데지주의 2대 주주가 지분 11.1%를 보유한 호텔롯데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99% 이상 지분을 갖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롯데홀딩스가 19.07%, 일본L 4투자회사 11곳이 72.65%, 광윤사 5.45%, 일본㈜패밀리 2.11% 등 99.28%가 일본롯데 관련 회사다. 롯데지주와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가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옥상옥 구조인 셈이다. 

    롯데그룹은 일본롯데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부터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본격 추진해왔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2015년 말까지 순환출자를 80%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동시에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의지도 확고히 했다.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고 일본 계열사들의 지분율을 절반 이하로 낮춰 한국롯데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하고 핵심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며 지주사 체제를 강화해왔다. 신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그룹 내 순환출자와 상호출자고리는 대부분 끊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6월 말 기준 약 75만개에 달하던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는 3년 만인 2018년 0개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와 일본롯데의 연결고리는 해소되지 않으며 반쪽자리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코로나 등에 따른 업황 악화와 실적 둔화로 인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가 무기한 연기된 탓이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의 업황 개선과 실적 회복세가 가시화되면 지배구조 개편이 빠르게 재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꾸준히 호텔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작업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다. 롯데그룹은 2021년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로 있는 롯데렌탈을 상장하는가 하면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호텔 총괄 대표를 1년 만에 교체하고 부서를 통합,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는 등 행보를 보여왔다.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매출 비중이 높은 면세부문 실적 회복 시기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올해 리오프닝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회복되고 있고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도 돌아오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시일 내 상장이 재추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