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재고율 한달새 13.2%p 급상승… '사상 최대'소비도 2.3% 줄어… 두달 연속 증가하다 감소 전환경기예측지수 15개월째 기준치 밑돌아… 경기회복 '안갯속''엔데믹'에 공공행정 생산 12.4% 급감… 4월 산업활동동향
  • ▲ 반도체.ⓒ연합뉴스
    ▲ 반도체.ⓒ연합뉴스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가 동반 하락했다. 앞선 3월 기저효과로 깜짝 반등을 이끌었던 반도체 생산 실적이 주춤하면서 한달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제조업 출하는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되고 재고는 쌓이면서 재고율은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과 맞물려 공공행정 생산도 12년여 만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31일 내놓은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9.8(2020년=100)로 전달보다 1.4%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지난해 11월(-0.5%) 이후 플러스(+)를 보이다 다시 반락했다. 감소 폭도 지난해 2월(-1.5%)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컸다.

    광공업(-1.2%)과 서비스업(-0.3%), 공공행정(-12.4%)에서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통신·방송장비(13.4%) 등에서 늘었으나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 기계장비(-6.9%)와 의약품(-8.0%)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이 1.2% 줄면서 전체 생산 위축을 이끌었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는 생산이 전달보다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3월 기저효과 덕에 35.1% 반등했다가 증가 폭이 크게 꺾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2%나 감소했다. 그나마 수출 쌍두마차 격인 자동차(16.6%) 생산이 늘어 전년동기대비 생산 감소 폭(-8.9%)을 줄였다.

    제조업 출하는 통신·방송장비(21.8%), 화학제품(0.8%)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20.3%), 전자부품(-17.5%) 등에서 줄면서 전달보다 4.6% 감소했다. 내수(-2.3%)와 수출(-7.3%) 모두 줄었다.

    제조업 재고는 기계장비(-4.5%), 통신·방송장비(-12.4%) 등에서 줄었지만, 반도체(31.5%), 석유정제(15.1%)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6.2% 증가했다. 제조업 출하는 줄고 재고는 쌓이면서 재고율(재고/출하)은 130.4%로 전달보다 13.2%포인트(p) 급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하는 생산능력지수는 전달보다 0.2% 감소했다.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2%로 전달보다 0.8%p 하락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3.1%), 운수·창고(-1.3%)를 중심으로 0.3% 줄었다. 운송업은 항공과 수상은 늘었지만, 육상에서 감소했다.

    공공행정은 12.4% 급감했다. 2011년 2월(-15.3%) 이후 12년여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부터 일상이 회복되면서 공공보건 관련 지출이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 ▲ 소비 위축.ⓒ연합뉴스
    ▲ 소비 위축.ⓒ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5.2로, 전달보다 2.3% 감소했다. 지난 2월(5.3%) 4개월 만에 반등한 뒤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다 반락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6.3%)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2%),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7%)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다.

    설비투자는 영상과 음향·통신기기 등 기계류(-0.6%)에서 줄었으나 항공기 등 운송장비(5.9%)에서 늘어 전체적으로 전달보다 0.9%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토목(-2.4%) 공사 실적은 줄었으나 건축(2.4%) 공사 실적이 늘면서 전달보다 1.2% 증가했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경기동향은 엇갈렸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0.2p 올랐다. 지난 2월(0.3p) 6개월 만에 반등한 후 석 달째 상승했다. 기준치(100) 턱밑까지 상승했다. 내수출하지수, 수입액은 감소했으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서비스업생산지수 등이 증가했다. 다만 지수가 100보다 밑이면 경기 순환적인 면에서 부진 내지 둔화라고 볼 수 있어 그동안의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엔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0으로 전달보다 0.2p 내렸다. 10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15개월 연속으로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경기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경제심리지수 등이 증가했으나 건설수주액, 장단기금리차 등이 감소했다.
  • ▲ 경기종합지수 추이.ⓒ통계청
    ▲ 경기종합지수 추이.ⓒ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