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업·운수창고업 등 구인난… 실업자 구인건수 배율도 1.8건으로 올라인플레 장기화 속 이달 금리인상 여부 주목… '매파' 목소리 커질 듯한은 금리 3연속 동결로 한미 금리차 1.75%p '역대 최대' 유지 중
  • 한미 금리차 추이.ⓒ연합뉴스
    ▲ 한미 금리차 추이.ⓒ연합뉴스
    과열된 미국 노동시장이 좀처럼 식지 않는 모습이다. 완만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커질 수 있어 이달 중순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주목된다.

    31일(현지시각) 미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내 민간기업의 구인 건수는 총 1010만 건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40만 건)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달 975만 건으로 줄며 2021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가 다시 1000만 건대로 재진입했다.

    업종별로는 소매업, 의료업, 운수창고업에서 일자리 공고가 크게 늘었다.

    높은 급여와 혜택을 주는 일자리로 옮기는 추세를 알 수 있는 자발적 퇴직자는 379만 명으로 전달(390만 명)보다 다소 줄었다. 다만 퇴직률은 2.7%로 전달과 같았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해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인력을 구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 배율은 1.8건으로 나타났다. 전달(1.7건)보다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1.2명)보다 여전히 높다.

    미국의 노동시장 과열은 연준의 매파 기조가 더 오래 지속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연준은 오는 13~14일 FOMC 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미국 금리는 상단 기준 5.25%다. 최근 한국은행이 경기둔화 등을 이유로 3연속 금리를 동결한 상태여서 뒤집힌 한미 간 금리 차이는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p)를 유지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리다. 약간 더 금리를 올려 보험에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달 다시 한번 '베이비스텝'(0.25%p 금리 인상)을 밟는다면 역전된 한미 간 금리차는 2.0%p까지 벌어지게 된다. 금리차가 더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외환보유고 감소 등이 우려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지난달 4일 이창용 한은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금융·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과 시장 교란 행위, 쏠림 현상 등에 의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상존한다"면서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 조치를 신속히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