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개분기만 처음 역성장…직전분기比 38.7% 감소영업익 1년만 167억→60억원…영업이익률 4.6% '반토막'차입금 반년만 1430억↑ '10년래 최대'…단기만 798억원 이자 1억대서 47억원으로 38배 급증…보유땅도 5배 증가
  • ▲ 대구 수성구 소재 서한 본사. ⓒ서한
    ▲ 대구 수성구 소재 서한 본사. ⓒ서한
    주택브랜드 '서한이다음'을 사용중인 대구지역 대표건설사 서한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5년연속 대구지역 건설업체 가운데 최고매출을 올렸지만 올 들어 맥을 못추고 있다. 수익성은 꼬꾸라졌고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여기에 잠재리스크인 미청구공사와 우발채무 규모도 가중된 상태다. 

    12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서한은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287억원, 영업이익 60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1601억원에 비해 19.5% 줄어들면서 2020년 2분기 1311억원(-17.5%)이후 10개분기만 처음으로 전년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분기 2103억원에 비해서는 38.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67억원과 비교하면 64.0% 급락했고 전분기 475억원 대비해선 87.3%나 뚝 떨어졌다.

    올 들어 수익성이 저하된 가장 큰 이유는 외형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다. 1분기 매출은 △2020년 954억원 △2021년 1044억원(+9.43%) △2022년 1601억원(+53.3%) 순으로 성장세를 지속했으나 올 들어 19.5% 줄어들었다. 앞서 서한은 2018년부터 5년연속 대구지역 건설업계 최고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면서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가 가중된 것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를 보면 매출원가(1368억원)가 전년동기(947억원)대비 44.0% 늘어났지만 매출이 53.3% 증가(1044억→1601억원)하면서 원가율은 90.7%에서 85.4%로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는 원가(1152억원) 투입이 전년대비 15.7%가 감소했지만 매출이 줄어들면서 원가율은 4.03%p 악화한 89.4%를 기록했다. 외형축소에 따라 원가부담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판관비 경우 대개 건설사들이 원가부담을 방어하기 위해 줄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서한은 판관비 부담까지 늘어난 케이스다. 1분기 판관비는 2021년 54억원, 2022년 65억원(+19.3%), 2023년 75억원(+15.2%) 순으로 늘어났다. 올해 판관비 경우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치다.

    특히 미분양물량으로 관련 비용이 꾸준히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 북구 '오페라 센텀파크 서한이다음' 2가구를 비롯해 △대구 중구 '대봉 서한이다음' △대구 달서구 '두류역 서한 포레스트' △울산 중구 '번영로 서한이다음 프레스티지' 등에 잔여물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판관비율 역시 외형성장에 따라 2021년 5.23%에서 2022년 4.07%로 감소했으나 올 들어서는 5.83%로 1.76%p 가중됐다.

    외형이 축소된 가운데 원가 및 판관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10.4%에서 올해 1분기 4.67%로 반토막 났다.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순이익 역시 같은기간 118억원에서 3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익성 저하에다 차입규모가 역대급으로 늘어나면서다.

    실제 서한은 올들어 차입부담이 가중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재무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1분기 차입금은 지난해 593억원에서 240% 급증한 2023억원으로 최근 10년새 최대규모다. 단기차입금이 170억원에서 798억원으로 369%, 장기차입금은 423억원에서 1225억원으로 189% 각각 증가했다.

    같은기간 자본총액이 3691억원에서 3951억원으로 7.04% 늘어났지만 차입규모가 3배이상 뛰면서 차입금의존도는 16.0%에서 51.2%로 악화했다. 이는 2014년 88.5%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급증한 차입규모는 부채 증가세를 부추겼다. 1분기 부채규모는 2020년 1652억원에서 2021년 2405억원(+45.6%), 2022년 4107억원(+70.7%), 2023년 6849억원(+66.7%) 순으로 가중됐다.

    이기간 부채비율도 △54.4% △75.8%(+21.3%p) △111%(+35.4%p) △173%(+62.0%p) 순으로 악화했다. 부채규모와 부채비율 모두 1분기 기준 10년중 최대치다.

    차입금 및 부채증가로 이자비용 역시 10년새 가장 많다. 지난해 1억2628억원 수준에서 47억원으로 37.88배 증가했다. 영업이익 부진에 더해 순이익이 감소한 까닭이다. 급증한 이자 부담은 수익성 저하와 맞물리면서 이자보상배율이 132배에서 1배수로 급락했다. 서한이 한자릿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한 것은 2014년 1분기 4.81이후 9년만이다.

    뿐만 아니라 부채규모와 부채비율 증가세는 유동성 저하로 이어졌다. 유동부채가 1분기 기준 2020년 1135억원에서 올해 4686억원(+312%)으로 3년연속 증가하면서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하자 유동비율도 334%에서 199%(-134%p)로 3년연속 낮아졌다.

    영업실적, 재무성과 모두 부진한 가운데 업계 대표 잠재리스크인 미청구공사 대금까지 최근 10년새 최대 규모로 늘어나면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1분기 미청구공사 규모는 2021년 380억원, 2022년 423억원(+11.0%), 2023년 1214억원(+187%) 순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연대채무, 연대보증채무 등 타인에게 보증한 지급보증액도 1분기 기준 10년새 최대 규모다. 1분기 기준 2017년 684억원부터 올해 9672억원까지 매년 63%가량 증가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보증규모는 지난해 연매출 7357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 4년간 꾸준히 늘어난 수주잔액과 전년대비 5배이상 급증한 보유용지가 수익성 회복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수주잔액은 1조2689억원으로 전년 1조2060억원에 비해 5.22% 늘어났다. 2019년부터 4년연속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2년연속 1조원대 수주규모를 유지했다.

    개발사업 등을 위한 용지규모는 1분기 기준 4113억원으로 전년동기 803억원에 비해 411% 급증하면서 10년새 최대치를 나타냈다. 용지규모를 세자릿수로 보유한 것은 2017년 1048억원 이후 6년만이다.

    앞서 서한은 역외지역의 적극적인 공략과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주거부문뿐만 아니라 비주거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해왔다. SOC 민간투자사업과 건축부문 참여를 통해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수주 1조1000억원, 매출 7000억원 목표 달성을 위해 SOC사업과 비주거 공공부문 강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