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포셀티닙' 새 적응증 효과 확인NASH 치료제, 기술반환 받아 재수출 성공유한·코오롱 등도 위기에서 수출 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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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이 기술반환 받은 신약 후보물질에서 기존과 다른 새 적응증을 발견했다. 해당 후보물질인 '포셀티닙'은 BTK 억제제로, 당초 류마티스 관절염을 적응증으로 개발돼다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약품이 돌려받았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2021년 지놈오피니언과 포셀티닙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후속 개발을 이어오면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유럽혈액학회(EHA)에서 발표됐으며, 포셀티닙은 경구용 자가면역질환 및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을 이어간다. 

    한미약품은 앞서 기술권리를 반환받았던 후보물질을 재수출한 이력도 갖고 있다.

    한미약품이 당초 비만·당뇨신약으로 개발하던 '랩스 듀얼 아고니스트(HM12525A,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2015년 얀센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 됐지만 개발 도중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판단에 2019년 기술반환됐다.

    이후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되면서 2020년 MSD에 1조원대 규모로 재수출됐다. 비만·당뇨신약으로 개발되던 바이오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MSD는 글로벌 임상 2a상을 완료하고 이달 중 열리는 유럽간학회(EASL)에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신약개발 위기에서 다시 기회를 찾은 경우는 드물지만 이전부터 있어왔다. 

    유한양행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YH14618'은 임상중단 상태에 있다가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YH14618은 유한양행이 2009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개발을 시작한 신약물질이다. YH14618은 펩타이드(단백질 조각) 의약품으로, 수술없이 척추 부위에 주사해 디스크를 재생시키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유한양행은 임상 2상 결과에서 위약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016년 임상중단을 결정했다. 그런데도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총 2억1815만달러(약 2442억원) 규모로 YH14618을 기술수출 하는데 성공했다. 

    스파인바이오파마는 지난해부터 YH14618의 미국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임상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더 극적인 사례다.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TG-C)'는 국내에서 허가취소 됐는데도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인보사는 2019년 3월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품목허가가 취소됐다. 하지만 국내 허가 취소 사유와는 달리 약효 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설득해 임상 3상이 재개되면서 기술수출까지 이끌어냈다. 

    인보사는 싱가포르 바이오기업 주니퍼바이오로직스에 총 5억7500만달러(7234억원) 규모에 기술이전 됐다. 

    다만 한미약품, 유한양행, 코오롱생명과학의 사례는 극히 드문 경우라는 점에서 여전히 신약개발은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도 기술반환되는 후보물질들이 이어지며 해당 기업들이 새로운 파트너를 찾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드물더라도 새로운 가능성들이 나와줘야 업계전반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