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정부, 21일 3분기 요금 조정안 발표 예정… 추가 인상 '촉각'한전 경영정상화 위해 하반기 30원 더 올려야… 1·2분기 21.1원↑與, 내년 총선 의식할 듯… 추가 인상시 물가 안정화에도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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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 조정안이 오는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2분기(3~6월) 요금이 지각 인상된 탓에 불과 한 달여 만에 인상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요금 인상 필요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잇따른 인상은 부담이란 목소리가 적잖다. 특히 냉방수요가 커지는 여름철에 '냉방비 폭탄'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어 당정 안팎에선 동결에 좀 더 무게를 싣는 기류가 감지된다.13일 한국전력공사 등에 따르면 3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오는 16일까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가 물가에 미칠 영향과 한전의 적자난 등을 종합 검토해 의견을 전달하면 한전은 이를 고려해 21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앞서 전기요금은 1분기(1~3월)에 13.1원, 2분기에 8원 각각 올랐다. 2분기 요금은 인상을 둘러싼 부정 여론과 여당의 반대에 부딪혀 한 달 남짓 결정이 늦어지며 진통을 겪었다. 2분기 인상안은 지난달 16일이 돼서야 뒤늦게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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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으로선 인상을 단행한지 한 달여 만에 또 인상을 요구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다. 한전은 에너지 역마진 구조로 인해 이미 천문학적인 적자가 쌓여 있는 상태다. 오는 2026년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올해 51.6원을 인상해야 한다는 게 한전의 계산이다. 1·2분기 인상액은 21.1원이다. 한전의 계산대로면 남은 3·4분기에 30원을 더 올려야 하는 셈이다.하지만 3차례 연이은 인상은 국민 부담을 가중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2분기 요금을 지각 인상한 탓에 3분기도 인상이 결정될 경우 국민의 체감 인상률은 더 클 수밖에 없다. 3분기 요금 인상이 결정될 경우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7~8월에 냉방비 부담이 커지는 것도 문제다.당정 안팎에서는 동결을 유력하게 점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2분기 요금 인상 전에 한전의 뼈를 깎는 자구안을 요구했는데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의식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전기료 인상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이고 소비자물가가 안정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동결 가능성을 주장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3.3% 올랐다.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엔 석유류의 안정이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석유류 지수는 123.05로 1년 전보다 18% 하락했다. 2020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다만 전기·가스·수도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분기 요금 인상 등과 맞물려 전기요금과 도시가스는 각각 25.7%, 25.9% 증가했다. 3분기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물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정부는 한전의 인상안과 국민 여론, 물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인상 폭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요금 인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방면으로 살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