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분양시장, 올해 청약경쟁률 49대 1…전국 1등1·3대책후 '완판'소식 이어지고 미분양도 감소세"분위기 바꼈다"…대형사들도 연기된 물량 공급채비
  • ▲ 자료사진. '정읍 푸르지오 더퍼스트' 견본주택 내. 230310 ⓒ대우건설
    ▲ 자료사진. '정읍 푸르지오 더퍼스트' 견본주택 내. 230310 ⓒ대우건설
    부동산시장은 하루에 두 번씩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처럼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만조기(상승장)와 간조기(하락장)가 되풀이된다. 해수면이 높아지는 만조기가 도래하면 정부는 안정책을 내놓고 간조기 땐 반대로 부양책을 쏟아낸다. 그렇다면 집값의 꼭지와 바닥은 언제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 다만 시장동향과 과거 사이클을 토대로 유추해 볼 뿐이다. 연재 <[N-포커스] 부동산시장, 어디로(上)‧(中)‧(下)> 편을 통해 부동산시장 현상황과 전망, 향후 과제에 대해 알아봤다.

    "하반기에 분양 예정물량이 있는데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하나둘 완판 단지가 나오는 추세라 내부적으로도 꽤 고무적인 분위기에요. 하반기에 DSR 같은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면 수도권 외곽 분양시장까지 긍정적인 시그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었고 미분양 가구 수도 줄고 있다. 건설사들도 그간 미뤄왔던 신규 공급을 재개할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연말 추가 규제완화책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분양시장에 오래간만에 활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들어 5월까지 전국 14개 광역 시·도에서 총 69개 단지가 공급됐고, 이들 단지의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6.82대 1로 집계됐다.

    서울은 지난달까지 5개 단지에서 981가구를 일반공급(특별공급 제외)했다. 1순위 청약에서 청약통장 4만8899건이 몰려 평균 4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14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충북이 27.8대 1 경쟁률로 뒤를 이었고 경남도 25.8대 1로 두 자릿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규제 완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은 지난해(10.2대 1)와 비교했을 때 청약경쟁률이 5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하반기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성북구 '장위 자이 레디언트(장위뉴타운 4구역 재개발)' 등 굵직한 분양 현장이 고금리 등에 따른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침체로 분양 초반에 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초 '1·3대책' 이후 지난해 하반기 분양했던 단지들에서 '완판' 소식이 전해지고, 신규 분양 단지들도 기대 이상의 청약 성적을 거두며 서울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 3월 분양에 나선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는 일반공급 98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통장 1만9478건이 접수되며 평균 198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4월 동대문구 휘경동에서 분양한 '휘경 자이 디센시아'도 높은 평균 경쟁률(51.7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이밖에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78.9대 1)'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11.3대 1)' 등도 두 자리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미분양 물량까지 줄면서 분양시장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를 보면 4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7만1365호로 전월 7만2104호 대비 1.02% 감소했다. 3월(-4.41%)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면서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에 힘이 더 실리고 있다.

    앞서 전국 미분양 주택은 2월 7만5438호로 2012년 11월 7만6319호 기록후 10년2개월만에 최다로 늘었다. 2021년 9월 역대 최소인 1만3842호까지 감소한 후 오름세로 돌아섰고 이후 1년 4개월만에 5배이상 뛰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매달 전월대비 10%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분양시장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자 건설사들도 시의적절한 공급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6월 전국에서 분양될 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모두 3만6095가구다. 이는 올 상반기 최대물량이자 연초에 나온 6월 분양예정물량(2만7000여가구)보다 9000가구이상 늘어난 수치다.

    무엇보다 수개월간 분양일정을 대거 미뤘던 10대건설사들의 신규분양이 집중될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자료를 보면 10대건설사 이달 분양예정물량은 19개현장, 1만9159가구(일반분양 1만3725가구)에 달한다. 이는 일반분양 기준 전년동기 5973가구에 비해 2배이상 증가한 규모다.

    특히 분양예정물량 58%가 분위기가 반전된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침체한 분위기 반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확실히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분양시장 분위기가 바뀌긴 했다"며 "추후에도 분양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수요자들도 적극적으로 청약에 뛰어들고 있어 그간 미뤘던 분양을 재개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무순위 청약 요건 폐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단축 등의 규제완화책이 분양 경기 개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봤다. 4월부터 수도권 기준 최대 10년이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공공택지·규제지역·분양가상한제 지역 3년, 과밀억제권역 1년, 기타 6개월로 완화됐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추가 규제완화책이 나오면 분양시장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될 전망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분양시장은 미래 분양가 상승 등을 고려해 통장이 몰리면서 서울 등 일부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 중인 강남3구와 용산구의 인기가 더욱 심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역의 경우 총선 앞두고 교통, 인프라 등 개발 공약이 제시될 경우 분양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며 "향후 분양시장이 일정 수준 이어지려면 현재 남아 있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건설사에 대한 자금지원 확대 및 세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