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직격탄 후 회복세… 2027년 출하량 '3배' 성장 전망시장 규모 20억弗 수준 성장… 침체 속 높은 수익성 돋보여TV시장 침체 속 유일한 성장 점쳐져… 유럽발 전력사용량 규제 '숙제'도
  • ▲ 삼성 2023년형 네오 QLED 8K ⓒ삼성전자
    ▲ 삼성 2023년형 네오 QLED 8K ⓒ삼성전자
    현존 최고 수준의 화질을 자랑하는 8K TV가 다시 성장에 시동을 건다. TV시장 수요 침체에 높아진 각 국 친환경 규제에 막혀 역성장했지만 오는 2027년까지 판매량은 3배 늘고 시장 규모도 20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시장조사업체 DSCC는 최근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Display Week)'에서 8K TV 출하량은 오는 2027년까지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00만 대를 밑돌았던 8K TV 출하량은 올해 600만 대 수준으로 성장하며 정체를 넘어서면서 이후 꾸준히 성장을 이어 5년 안에 1200만 대 규모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암울한 TV시장 분위기 속에서 유일하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앞서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8K TV시장 출하량이 전년 대비 7.4% 역성장한데 이어 올해도 역성장을 예고한 바 있는데 DSCC가 이를 뒤집는 전망을 처음 낸 것이다.

    출하량 증가에 힘 입어 8K TV시장 매출도 오는 2027년까지 2배 성장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8K TV 시장도 10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큰 폭의 도약에 이어 매해 출하량 증가와 함께 매출도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8K TV는 프리미엄 TV 중에서도 초고가 가격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힘들다는 장벽이 높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수익성을 높이는데 효자 노릇을 하는 제품이다. 특히 최근처럼 TV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선 8K TV 같은 고수익 제품 판매가 수익성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8K TV시장은 지난 2017년 일본 소니가 제품을 처음 시장에 내놓은 이후 삼성이 주도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으로 8K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77.8%, LG전자가 6.3%로 사실상 TV시장을 수년째 이끌고 있는 삼성이 주도하지 않으면 명맥을 유지하기 힘든 시장이다. 전체 TV시장에서 8K가 차지하는 비중도 0.2%에 불과하다.

    8K TV의 화질과 품질에 대해 이미 널리 알려진 바에 비해선 아직까진 콘텐츠가 부족해 시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8K 영상 장비가 보편화되지 않아 애초에 8K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지 않고 여기에 높은 8K TV 가격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예상 대비 큰 성장이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TV 수요 전반에 충격을 주면서 가뜩이나 니치마켓을 공략해야 했던 8K의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는 평가였다.

    수요를 견인했던 유럽시장에서 8K TV 관련 친환경 규제가 제기된 것도 시장엔 불가피한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정책에 따라 올 3월부터 8K TV의 전력 소비 규제를 시행키로 하며 기준을 초과한 제품에 대해선 판매 금지 조치를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 이 규제 시행을 앞둔 올 초 삼성 등 국내 가전업계는 화면밝기(휘도)를 조절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이 조치에 대응했다.

    하지만 유럽을 시작으로 TV와 같은 높은 전력소비 제품에 대한 친환경 규제가 각 국으로 확산될 분위기는 무시하기 힘들다. 제조사들은 8K의 높은 화질은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신제품 개발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시장의 인식도 바꿔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떠안은 셈이다.

    다행히 부정적이기만 했던 시장 전망이 조금씩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면서 업계 선두인 삼성을 중심으로 다시 8K TV 마케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올해 TV 신제품 라인업 중에서도 네오 QLED 8K 98형을 최상위 제품으로 앞세우며 중국이나 중동 등 신규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