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증권 보관금액 1년 만에 천억달러 돌파…미국 자금 급증 달러 보유 초고액자산가, 해외 채권 분산 투자 전략 이용증권사, 해외주식 특화 랩 선봬…글로벌 운용사 협업하기도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국내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근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고액자산가들도 해외주식과 채권 등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들의 절세 수단으로 활용돼왔던 차액결제거래(CFD) 거래가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중단되면서 많은 이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002억달러(한화 약 128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규모로,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1000억달러를 넘긴 건 지난 202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657억달러(약 84조원)로 집계됐다. 이 또한 지난해 3월(694억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2월 이후 줄곧 800억달러대를 유지하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SG증권발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4월 말 이후 5월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4월 24일 기준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75억달러로 약 두 달 만에 14.5% 이상 증가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CFD를 떠난 고액자산가들을 비롯한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 고액자산가, 해외 주식‧채권 동시 담아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초고액자산가들은 해외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포트폴리오에 담아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은 하반기 이후 실물경기에 대한 시장과 연준의 시각차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예상하지만, 그 이전까지는 주식시장의 점진적 상승을 전망한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PB본부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시장 조정 시 주식을 분할 매수해 주식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라며 "채권의 경우 한‧미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벤트로 인한 금리 변동 시 장기채를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취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및 통화체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미국 및 미국 우방국의 주식에 관심 가질 것을 제안한다"라며 "매출액, 자기자본이익률(ROE), 비용 효율화 및 정상화 관점에서 종목 선정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고액자산가들은 이와 더불어 절세를 통한 기존 자산의 안정적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는 분리과세, 소득공제, 세액공제 금융상품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은진 KB증권 GWS본부 명동스타PB센터 부지점장은 "최근 채권의 매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라며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상승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향후 금리 인하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채권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부지점장은 이어 "향후 경기 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용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크레딧물보다는 안정성이 부각되는 장기 국내 및 해외 국채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달러 보유 자산가 및 달러를 보유하고 싶은 고액자산가들은 해외 채권 분산 투자 전략을 이용하기도 한다"라며 "미국 국채는 표면금리 수취 이자에 대한 소득세는 부과되나, 매매 차익은 비과세 대상으로 개인 고객의 환차익도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 ⓒ삼성증권
    ▲ ⓒ삼성증권
    ◆ 삼성‧신한證 등 랩어카운트 상품 선봬

    증권사들은 이와 더불어 해외주식 등에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종목 장세가 본격화된 만큼, 전문가를 통한 투자를 확대하려는 고액자산가들을 위해 랩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특히 '골든랩-피델리티 US Tech', '골든랩-트루밸류(라이프자산운용)' 등에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골든랩-피델리티 US Tech의 경우 글로벌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자문을 받는다. 피델리티운용은 지난 1969년부터 전 세계 27개국에서 펀드를 운용 및 판매하는 글로벌 5위권 자산운용사다.

    이 상품은 400여 명의 피델리티 애널리스트 중 기술 섹터를 전담하는 42명의 연구원이 제공하는 기술주 투자 아이디어를 활용해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운용은 삼성증권 랩어카운트 운용팀에서 맡는다.

    신한투자증권은 '신한 글로벌 탑픽스랩'을 제시했다. 이 랩 서비스는 미국과 중국 증시에 상장된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로 투자한다. 변동성 관리를 위해 대체 및 안전 자산(유동성 포함)도 편입한다.

    해당 상품은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발간된 공시자료 및 포트폴리오전략부의 자산 배분 전략을 활용한다. 이와 함께 랩운용부에서 포트폴리오 구성 및 리밸런싱을 최종 판단해 운용한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해외주식에 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직접 투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라며 "당사의 투자 분석 노하우가 집적된 신한 글로벌 탑픽스랩은 이러한 상황에서 적절한 투자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