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장 최초 거래소 방문…'증권 범죄와의 전쟁' 힘 실어"처벌 가볍다는 여론 인지…패가망신한다는 인식 심을 것"거래소, 불공정거래 조사‧분석내용 설명…신속‧엄정 대응 약속
  • ▲ 이원석 검찰총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 이원석 검찰총장(왼쪽)이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최근 금융당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증권 범죄와의 전쟁'에 힘을 실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주가조작 의심 사건을 비롯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검찰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을 만났다. 검찰 수장이 한국거래소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봉수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과 박현철 대변인도 동행했다.

    이 총장은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주가조작을 비롯한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엄단 메시지를 냈다. 주가조작 세력의 불공정거래 시도 등을 경고하면서 범죄 혐의 등을 적극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고, 특히 소액투자자를 비롯한 시장 참여자에 피해를 주는 중대한 문제"라며 "자본시장의 질서를 지키는 당국과 사법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어 "검찰과 거래소는 현재 이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라며 "단호하고 신속하며 효율적인 방안을 만들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한 번이라도 발을 들이면 일벌백계로 다스려 패가망신을 한다는 인식이 심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주가조작이나 리딩방, 투자사기와 같은 범죄 행위를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하고 엄하게 처벌해 증권 관련 범죄를 근절시키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와 궤를 함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관기관과의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 총장은 "최근 발생한 불공정거래 행위들을 토대로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 검찰이 함께 심리 조사기관 협의회를 만들었다"라며 "과거에는 시간을 단축하는 패스트트랙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아예 한 자리에 모여서 대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 불공정거래가 재발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처벌 수위가 높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처벌이 상당히 가벼워서 이른바 '남는 장사'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동기를 없애려면 범죄수익을 박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현재 금융 범죄 관련 자본시장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만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라며 "해당 법이 조속히 본회의를 통과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사가 진행 중인 SG증권발 8개 종목 주가 급락 사태나 지난달 5개 종목 하한가 사건 등에 대해선 "현재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선 말하기 어렵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이날 최근 발생한 불공정거래에 대해 조사, 분석내용을 설명하고 신속‧엄정히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이와 더불어 불공정거래 적발 체계를 개선해 시장 건전성 유지 및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만전을 다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검찰은 현재 구속수사 중인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혐의는 물론 최근 재차 발생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는 온라인 투자카페 운영자 강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한가 사태 발생 직후 강 씨를 출국정지 시킨 데 이어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빠르게 혐의점을 좁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