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돈·전기 먹는 하마"'고효율·저전력' 메모리 반도체 중요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와 공동개발 맞손-메모리 기술력 뒤쳐지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패권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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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회사를 포털기업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2030년 130조원에 육박할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26일 네이버,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AI 반도체를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는 최 대표가 다름 아닌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부’와 손을 잡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초거대 AI의 핵심은 ‘비용 절감’이다. 초거대 AI를 구동하는 반도체는 막대한 전력을 소모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초거대 AI의 대명사인 챗GPT(ChatGPT)는 하루 1500만명이 이용 시 운영비가 하루에 수십억원, 1년에 수조원 발생한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80~95%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독식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를 ‘학습’시키는데 특화된 반도체다. AI를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주지만 ‘비용 절감’에 최적화된 반도체는 아니다. 개당 가격이 수천만원에 육박하지만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상태다.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초거대 AI는 시간이 지날수록 돈이 점점 더 많이 들어간다”며 “핵심 사업(모델)이 없는데 초거대 AI를 출시하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비용 절감’에 특화된 AI 반도체가 절실한 가운데, 일찌감치 삼성전자와 손을 잡은 최 대표의 선구안이 적중하고 있다. 네이버에 따르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와 함께 개발 중인 AI 메모리 반도체는 ‘추론’에 특화, GPU 대비 전력효율이 4배 뛰어나다. 즉 ‘네이버-삼성전자’표 메모리 반도체를 썼을 때 초거대 AI 운영비가 타사 대비 4배 감축된다는 뜻이다.네이버클라우드는 삼성전자와 개발한 AI 메모리 반도체를 자사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에 탑재할 뿐만 아니라 외부에 판매하는 방안까지 구상하고 있다. 내수용 포털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AI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최 대표가 공략할 수 있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4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랙티카(Tractica)에 따르면 ‘추론용’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39조2000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 26조1000억원으로 예측되는 GPU 시장을 앞지를 전망이다.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AI는 개화기다. 초거대 AI를 학습시킬 GPU가 현재 주목받고 있지만, 완성되면 그때부턴 비용을 절감할 추론용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