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올해 SK‧케이프證 등급 전망 '부정적' 부여하반기 증권업황 둔화 예상…IB 실적 저하 가능성 커부동산 PF 및 CFD 충당금 쌓아…실적 타격 불가피
-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 증가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앞다퉈 증권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일제히 증권업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한기평은 최근 케이프투자증권의 신규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책정했다.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개인신용대출 부실 위험 확대, 금리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한기평은 이와 더불어 SK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다만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부동산 PF발 리스크'가 재현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연체율 급등에 따른 새마을금고 건전성 우려가 커진 만큼,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도 녹록지 않은 환경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실제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지난 7일 기준 21조4665억원이다. 증권사별 PF 신용공여 규모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등이 각 2조원대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하나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1조원대로 집계됐다.증권업계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말(3.71%)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자 금융권 내 가장 높은 규모다.증권사들이 앞으로 지출해야 할 충당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미 대형 증권사들은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자산을 회수하지 못할 염려에 대비해 수백억원대의 충당금을 쌓으며 위험 관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
중소형 증권사들의 자산 건전성 여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참여한 금융사 중 중소형 증권사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실제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새마을금고와 공동으로 참여한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조70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이중 중소형 증권사의 참여 비중은 평균 20.1%로 대형 증권사(4.6%)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기자본 대비 부담으로는 대형사 1.5%, 중소형사 10.3% 수준으로, 중소형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브릿지론 상환 요구에 따른 만기 연장률 저하로 중·후순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공동 대주단의 경우 예상보다 비교적 이른 시점에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일부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김 연구원은 "새마을금고가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보유 주식, 채권에 대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증권사, 캐피탈사 등 금융시장 조달 의존도가 높은 회사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이와 더불어 증권사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PF 침체가 지속되면서 신규 딜 수주가 감소, IB 부문의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하반기 부동산 PF 신규 딜이 감소하고 브릿지론 차환 난항 등이 예상되면서 IB 부문의 실적 감소 있을 것"이라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갖춘 대형사 대비 IB에 대한 의존도 높은 중소형사의 이익 창출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우발부채와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위험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래에셋과 하나, 메리츠, 대신증권 등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가 높은 업체와 하이, 다올투자증권 등 부동산 PF 관련 부실 위험이 큰 업체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부동산 PF 부실화 관련한 손익 둔화는 불가피하다"라며 "PF 관련 충당금 적립 등과 더불어 새마을금고 자금 이탈 등 채권시장이 자극될 만한 이슈들이 발생하는 동안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