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14호·DB11호 상장 첫날 급등상장 철회 줄잇던 시장 분위기서 다시 기대감 UP주가 급등락 우려…"스팩주 이상급등, 전형적 시장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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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소형 공모주에 밀리면서 한동안 외면받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에도 '따따블' 기대감이 확산되며 광풍 조짐이 일고 있다. 스팩주의 이상 급등은 전형적인 시장 과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DB금융스팩11호는 공모가 대비 121% 상승한 4435원에 마감했다. DB금융스팩11호는 장 중 한때 243%까지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상장한 하나29호스팩은 6% 가까이 오르며 마감했지만 지난 6일 교포스팩14호는 그야말로 광풍 수준의 급등세를 보였다. 교보14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240% 오른 681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중엔 299%까지 급등했다. 

    상장을 앞둔 스팩 종목들의 수요예측도 흥행하고 있다.

    지난 11~12일 진행된 SK9호스팩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의 최종 경쟁률은 591.92대1을 기록했다. SK9호스팩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1일이다.

    스팩주들에 투심이 쏠린 건 '따따블' 기대감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소위 '따상(공모가 두 배의 시초가에서 상한가)' 등 주문 속도의 차이로 소수 투자자가 거래를 독점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측면을 고려한 조치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기업가치가 500억~1000억원대인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게 공모금액이 50억~200억원에서 설립된다.

    올 초 들어 최근까지도 스팩주들은 주춤했다.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중소형주의 흥행 분위기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부진했던 IPO 시장의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스팩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1분기 1분기 예비심사 청구 후 상장을 추진한 스팩은 SK9호스팩, 신한11호스팩, 하나28호스팩 등 3건에 불과했다.

    키움8호스팩, 유안타11호스팩, KB24호스팩 등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 철회한 스팩도 적지 않았다.

    최근까지 침체됐던 스팩시장의 분위기가 급반전되며 다시 급등 조짐을 보이자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온다.

    보통 스팩주 급등 현상은 주식시장이 침체할 때 나타난다. 지난해 불안정한 증시에서도 삼성스팩6호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스팩주 전반이 이상 급등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공모가 이하에 매수한 스팩주는 안전투자처로 활용된다.

    일반 상장사와 달리 상장 폐지되더라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는 원금에 가까운 투자금과 이자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M&A에 성공한다면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스팩은 합병상장 발표 전까지는 합병할 기업과 합병 시기도 알 수 없는데다 합병 이후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의 스팩주의 시가총액이 적다보니 비교적 소액의 투자에도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할 대목이다.

    실제 어제 급등했던 DB금융스패11호는 13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전일 대비 13.64% 하락 중이다. 교보14호스팩은 지난 6일 종가(6810원) 대비 38% 하락한 4240원에 거래 중이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최근 공모주 열풍이 불다보니 그간 소외됐던 스팩에까지 다시 관심을 보이며 관련 문의가 적지 않다"면서 "공모가 밑에서 안전마진을 확보한 스팩 투자는 매력적이지만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선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팩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건 스팩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이상적인 폭등은 그 반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