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대상 비공개 IR… "내년 HBM 시장 2배 성장" 자신AI 훈풍 타고 최대 수혜 HBM3 시장 독점… D램 깜짝실적 기대감증권가 "HBM 덕 2분기 D램 적자폭 대폭 줄여"… 올 적자 탈출 기대감낸드 시장은 더 악화… 솔리다임 더해 실적 부진 주요인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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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나타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HBM3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비공개 기업설명회(IR)를 열어 HBM 시장이 내년엔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14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HBM시장이 성장하면서 지난 2분기 D램 사업에서 적자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으로 예상된다.증권업계에선 2분기에 SK하이닉스 D램 평균 판가가 전분기 대비 8~9% 상승했고 출하량은 35% 가량 늘었을 것으로 본다. 스마트폰이나 PC용 D램등 범용 제품은 여전히 수요 침체에 빠져있는 상황인데도 AI반도체에 필수로 탑재되는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 사업 수익개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메모리 반도체 다운턴 상황에서 좀처럼 수요가 회복되지 못해 반도체업계 실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HBM을 중심으로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기 시작하자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서울에서 비공개 IR을 열고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HBM 시장 전망을 포함한 사업 설명에 나섰다. 챗GPT 등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미국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투자 시장의 큰 주목을 끌었고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HBM의 가장 최신 제품인 HBM3를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앞으로의 사업 전망에 대해 시장에 밝힐 기회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이 자리에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이 내년엔 2배 이상(물량 기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HBM 시장이 올해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 SK하이닉스는 이보다 시장이 훨씬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HBM 관련 투자도 이런 전망에 맞춰 늘릴 것임을 시사했다.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HBM3의 경우 SK하이닉스가 예상한대로 기존 HBM 대비 성장률이 더 가파를 수 있다는게 증권업계의 예상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현재 독점하고 있는 가장 최신 제품 HBM3는 오는 3분기에만 2분기 대비 2배 수준으로 폭발적 성장할 것"으로 봤다.지난 2분기에도 이처럼 HBM이 본격적으로 D램 사업을 이끄는 형국이 되면서 지난 1분기 1조 7000억 원 수준이었던 D램 사업 영업손실을 대폭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선 D램에서만 1조 원 넘는 손실을 줄여 3분기 이후엔 D램 흑자전환까지 전망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부상 하기 전까진 SK하이닉스의 적자 수준은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정도였지만 빠른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받는다.반면 낸드시장은 이렇다할 성장 모멘텀이 없어 SK하이닉스의 장밋빛 실적 전망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1조 5000억 원 수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낸드사업은 2분기에 적자 폭을 소폭 더 키웠을 것이란게 전반적인 시각이다.솔리다임까지 인수해 낸드시장에 승부수를 던졌지만 업황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달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솔리다임의 실적 악화에 대해 "기업용 SSD제품에 특화된 곳이고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며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힘든 낸드시장 분위기 속에서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과 시너지를 내기 힘들다는 평가에 힘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