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도입 후 청약증거금 43조원…평균 경쟁률 1570대 1중소형 공모주 연일 활황에 대어급 열기 확산 기대작년 LG엔솔 증시자금 경색 재현 우려…"거래대금 쏠림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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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공모주 활황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자취를 감췄던 대어급들로 시장 열기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른바 '따따블' 제도로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어급들의 등판이 시장 수급을 대거 빨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에만 파로스아이바이오, 버넥트, 에이엘티, 유안타14호스팩 등 4개 종목이 공모주 청약을 마감한다. 

    7월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은 상장일 가격제한폭 완화 조치를 계기로 투자금은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신규 상장종목의 공모가를 기준 가격으로 정하고 상장 첫날 가격 제한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이후 신규 상장했거나 이달 상장을 앞두고 지난 17일까지 일반 청약을 마친 8종목(스팩 제외, 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의 청약 증거금은 총 42조5902억원에 달한다.  

    이들 종목들의 일반 청약 평균 경쟁률은 1570대 1 수준이다. IPO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 4분기 평균 청약 경쟁률 341대 1 정도였던 것과 비교할 때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한층 뜨거워진 공모주 열기를 가늠할 수 있다. 

    시장에 활기가 돌자 하반기 IPO 시장 대어급 등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오는 27~28일 공모주 청약을 앞둔 반도체 설계업체 파두는 하반기 첫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예상 몸값은 1조2495억원이다. 

    첫 대어급 종목의 성적표에 따라 추가 대형 공모주 청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넥스틸, 에코프로머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이 올해 상장을 앞뒀다. 5조~7조원대 LG CNS와 SK에코플랜트 등도 IPO 추진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힌다.

    대어급을 기대한 증시 대기자금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4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는 3704만좌를 기록했다. CMA가 도입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규모다. CMA계좌 잔액은 연초 대비 15.6% 늘어난 67조1898억원으로 집계됐다. 

    CMA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계좌다. 통상 IPO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청약 주관 증권사에서 CMA 계좌를 개설한 뒤 자금을 넣어둔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심사 대기 중인 60개사 중 두산로보틱스·에코프로머티리얼즈·서울보증보험·노브랜드 등 대어 종목들이 심사승인 대기 중"이라며 "이들이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경우 활기찬 IPO 시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어급 상장 당일 개별 종목의 주가변동성 확대에 따라 시장 자금을 대거 빨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대어급 IPO가 주도섹터가 되거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존재할 경우 상장 당일 회전율 상승에 따라 거래대금이 한층 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초 국내 주식시장 사상 최대인 100조원 규모의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하면서 증시 자금을 모두 빨아들이며 수급 블랙홀이 된 전력이 있다.

    당시 기관투자자들은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주요 종목을 매도하면서 비중을 조절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사들였다. 이로 인해 시총 상위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하고 증시 자금이 경색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어급 종목이 신규 상장될 경우 회전율 상승, 거래대금 쏠림 현상으로 시장 전체의 수급 블랙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까지 중소형주 위주로 시장이 적응해나가겠지만 대형주의 신규 상장 시엔 상장 당일 변동성과 거래대금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