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채용박람회… KT '4배'인재 쟁탈전… 네이버, SKT에 내용증명한정된 AI 인력에 국내 기업 미래 먹거리 '골머리’
  • ▲ 구글이 지난 15일 AI 개발자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구글
    ▲ 구글이 지난 15일 AI 개발자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다ⓒ구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을 위해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해외 ‘빅테크’ 기업에 인재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지난 15일 AI 개발자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스타트업과 AI 개발자 지망생을 연결하는 이번 행사에는 대학생 총 2500명이 몰렸다. 야놀자, 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대표 스타트업 19곳의 개발자들과 인사·채용 담당자들이 자리해 실질적인 조언 등을 제공했다. 

    국내 초거대 AI 개발사들도 인재 영업을 위해 취업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규모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는 8월 초거대 AI ‘믿음’을 선보일 KT는 지난 16일 구글의 4분의 1 규모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KT는 이날 회사의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에이블스쿨’ 교육생 600명을 대상으로 취업박람회를 실시했다. 

    지난 19일 초거대 AI ‘엑사원 2.0’을 공개한 LG는 구글의 25분의 1 수준으로 채용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LG는 지난 2월 인재 양성을 위한 ‘AI 해커톤’을 개최했는데 전체 참가자 898명 중 104명을 추려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서 오히려 해외 기업이 더 큰 규모로 취업박람회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 

    AI 인재 쏠림 현상은 국내 대기업 간에도 발생하고 있다. 초거대 AI ‘에이닷’을 개발 중인 SK텔레콤에는 최근 타사의 인재가 몰리고 있다. 네이버는 오는 8월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인데, 이를 총괄하던 정석근 전 네이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출시를 수개월 앞두고 지난 4월 SK텔레콤으로 이직했다. 정 CSO를 따라 네이버의 AI 인력 4~5명도 사표를 내자 네이버는 이달 SK텔레콤에 인재 영입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AI 인력 쏠림은 공급보다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현재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기업들이 스스로 매력을 올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병호 고려대학교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돈으로 보상하는 건 한계가 있고, 인재들도 어차피 이직하면 고생한다는 걸 뻔히 알고 있다”면서 “그 기업이 정말 매력적인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AI 인재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고 기업의 철학이 딱딱 맞아떨어지면 이직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