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차량에서 주행 중 속도감소 현상 나타나기아 "해당 원인 조사 중. 결론 나지 않아"일각에서는 신뢰회복 위해 판매중지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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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이 주행 중 동력상실 논란에 휩싸였다. 불안감을 느낀 일부 EV9 계약자들이 계약을 취소하고 있어, 흥행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된다.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18일 출시된 EV9 중 일부 차량에서 주행 중 동력상실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EV9 차주 A씨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자기 차량의 기어가 N으로 변경됐다.차량 속력이 급감했는데, 가속을 할 수도 D로 기어 변속을 할 수도 없었다. 결국 A씨는 타력주행을 하면서 차선을 이동해 갓길에 긴급주차를 하면서 가까스로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A씨는 “1억원에 가까운 신차를 구입했지만 큰 위험을 겪어야 했다”면서 “고객 대처에 대한 실망감, 그리고 사고 위험에 의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항변했다.기아 측은 EV9의 주행 중 동력상실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기아 관계자는 “해당 현상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아직 원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전문가들은 EV9의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관련 결함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기존 전기차에서 발견됐던 ICCU 결함과는 달리 소프트웨어 문제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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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훈 오산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프트웨어 문제로 인해 배터리 전원이 차단돼 전류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차량이 멈춰버리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최영석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도 “ICCU 문제로 보이는데, 최근 수입 브랜드에서도 고전압을 쓰는 전기차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 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번 논란이 EV9의 판매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실제로 일부 계약자들은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EV9은 출시 첫 달인 6월 1334대가 판매됐지만 7월 1251대로 감소했다. 특히 6월 실적은 19일부터 집계된 점을 감안하면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부진에 놓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앞서 기아가 5월 3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해 8영업일만에 1만대를 넘어선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기아가 조속한 문제 해결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특히 EV9의 시작가격은 7337만원이며, 풀옵션을 적용하면 1억원이 넘는 고가 모델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전동화 모델의 논란을 조기에 불식시키지 못한다면 향후 전기차 라인업의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신뢰 회복을 위해 기아가 일시 출고정지, 판매중단 등의 조치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