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PEF 접촉 맞지만 정해진 것 없어” HMM 인수전 참여시 최소 5조원 이상 현금 필요자산유동화·특수목적회사 설립 등 방안 검토할 듯
  • ▲ 글로벌세아그룹 사옥.ⓒ글로벌세아
    ▲ 글로벌세아그룹 사옥.ⓒ글로벌세아
    지난해 쌍용건설을 인수하며 대기업 집단으로 올라선 글로벌세아가 최근 HMM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 조달 방안에 시선이 쏠린다. 그룹이 보유한 현금만으론 최소 5조원, 최대 8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HMM을 품에 안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HMM 인수전 참여 공식화에 앞서 자금 마련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최소 5조원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글로벌세아 관계자는 “PEF운용사와 접촉한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이 난 것은 없다”면서 “내부적으로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세아는 지난달 27일 HMM 인수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 밝혔다. 당시 글로벌세아는 “HMM 인수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면서 “재무적으로는 주식전환 물량을 제외하면 현금으로 충당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HMM 인수에 최소 5조원을 넘어선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HMM의 매각 지분은 총 3억9900만 주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기 보유한 구주 약 1억9900만주에 영구채 등에서 향후 주식으로 전환할 2억주를 합친 물량이다. 다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가가 8조~9조원대로 더 뛸 수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넉넉지 않은 글로벌세아 입장에서는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현재 글로벌세아의 유력한 재무적투자자(FI)로 거론되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다. 김웅기 회장의 오너 경영 체제가 굳건한 현 상황에서는 최대한 많은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리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세아가 자산 유동화나 특수목적회사(SPC)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체 실탄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수전 참여에 어떤 계열사가 주체로 나설지에 따라 전략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쌍용건설 인수주체로 나선바 있는 그룹의 지주사 글로벌세아는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산총계는 1조4274억원이다. 이 가운데 자기자본 9677억원으로 탄탄한 자본구조를 갖추고 있다. 자산 대부분은 1조4187억원의 비유동자산이 차지하고 있고 유동자산은 약 87억원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합하면 9억원에 그친다.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은 부동산과 토지를 담보로 대출을 하거나 매각을 통한 비유동자산의 현금화다. 글로벌세아의 지난해 말 기준 재무제표상 토지가치는 6394억원, 건물가치는 799억원 수준이다. 특히 토지에 재평가법을 적용하면서 전년 1518억원이었던 토지장부가는 지난해 4876억원이나 증가했다. 

    다만 작년 말 기준 세아상역의 장단기차입금과 관련해 1795억원치 토지와 건물이 공동담보로 제공돼있는데다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금리인상 등 자본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어 대규모 자산 처분이 단시간 내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세아상역을 HMM의 인수 추제로 내세우는 방법도 있다. 세아상역은 2015년 글로벌세아가 물적분할을 하며 세워진 회사다. 그룹의 모태이자 주력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로 전 세계에 의류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글로벌 1위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 사업자다. 앞서 2019년 태림포장·태림페이퍼와 작년 3월 발맥스기술 등을 인수한 전례가 있다. 

    특수목적회사를 만들고 차입을 통해 인수를 추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9년엔 세아상역이 지분 100%를 가진 세아인베스트먼트를 만들고 은행권에서 대규모 차입을 통해 인수금액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도 지분 100%를 보유한 세아이에스지인베스트를 설립해 발맥스기술 지분 51%를 취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세아는 상당한 비유동자산을 갖고 있어 이를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단독으로 인수하기엔 HMM의 몸값이 너무 높아 부족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금융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인수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