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내달 TSMC 3나노 공정 첫 적용 신제품 공개삼성전자, GAA 기술 통해 TSMC와 기술 격차 좁혀 인텔 이어 日 라피더스 등 후발주자 가세로 경쟁 격화
  • 애플이 내달 3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를 자사 제품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의 기술 경쟁도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선보일 아이폰 신제품과 맥북 시리즈에 신형 고성능 칩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나오는 아이폰15 프로에는 새로운 A17칩이, 맥북 및 아이패드 프로에는 'M3'가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적용된 반도체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의 3나노 공정이 적용된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과거 5나노 공정기반으로 제작된 A16에 비해 성능은 10~15% 향상되고, 전력 소비는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 

    업계는 3나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만큼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 입장에서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반면 삼성전자와 인텔 등은 3나노를 기점으로 시장 판도 바꾸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지난 1분기 기준 59%의 점유율로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13%) ▲글로벌 파운드리(7%) ▲UMC(6%) ▲SMIC(5%) 순으로 TSMC와 격차는 크다. 

    TSMC는 애플이라는 우군을 통해 3나노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앞서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TSMC와 애플은 지난 2014년 협력 관계를 맺은 이후 끈끈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이 TSMC에 반도체 주문을 위해서만 20조원이 넘는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익스플로어세미스의 스라반 쿤도잘라 연구원에 의하면 지난해 TSMC가 반도체를 수탁 생산한 고객사는 532곳으로, 최대 고객은 애플이 이름을 올렸다. 애플향 TSMC 매출은 175억달러(약 23조2400억원)로 1년 전보다 18.2%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23%를 책임지고 있다. 

    TSMC는 3나노 이하 반도체 공정에서도 속도를 내며 1위 자리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TSMC는 올해 2나노 시범생산 돌입에 이어 2026년에는 1나노 공장을 착공해 2027년 시범 생산, 2028년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TSMC는 자국에 3나노 이하 최신 반도체 공장 구축에 돌입한 상황이다. 대만 가오슝 공장은 현재 28나노에서 2나노 공정으로 설계 변경하고 2025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3나노와 5나노 공정을 남부 타이난의 남부과학단지에서, 7나노 공정을 중부과학단지에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TSMC를 뛰어넘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TSMC보다 앞서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에서 TSMC와 격차를 좁혔다는 분위기가 팽배해다. 

    3나노 공정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고객사들에 확실한 경쟁력을 증명할 계기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기술 경쟁력은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런 배경에는 삼성전자가 3나노부터 적용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신기술이 자리한다.

    GAA는 트랜지스터의 게이트와 채널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차세대 기술이다. 기존 핀펫(FinFET) 구조보다 1면을 늘려 전력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을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GAA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의 3나노 반도체는 5나노 제품보다 칩 면적을 약 35% 이상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소비전력을 50% 감소시키면서 성능(처리속도)은 약 30%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TSMC는 3나노 공정에는 핀펫 기술을, 2나노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삼성전자는 초미세 공정 기술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미세공정 제품을 기다리는 구글, 퀄컴, 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3나노 수율은 현재 60% 이상 올라오면서 2나노 경쟁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첨단공정 수율은 전년 대비 큰 폭의 개선 추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추세가 차세대 2나노 공정까지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대만 TSMC와 격차가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인텔이 이어 최근 일본 라피더스까지 파운드리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라피더스는 10년간 5조엔(약 4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자국 반도체 산업 재건에 앞장서고 있다. 인텔은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발표하고서 2023년 하반기에 3나노, 2024년에 2나노, 2025년에 1.8나노 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