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STX중공업 인수로 중대형엔진 제품 다변화친환경 엔진 개발 지원…중국 등 해외 시장도 공략한화·HSD엔진과 친환경 선박용 엔진 개발 경쟁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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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한국조선해양이 STX중공업을 품에 안으며 글로벌 선박 엔진 사업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게 됐다. 앞서 한화오션에 이어 HSD엔진까지 인수한 한화와 친환경 엔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와 지난달 말 STX중공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 652만4174주와 제3자 배정 방식으로 발행한 신주 536만4670주를 813억원에 인수해 STX중공업 지분 35%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HD현대는 국내 주요 엔진기업 네 곳(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HSD엔진, STX중공업, STX엔진) 중 두 곳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 대형엔진뿐만 아니라 STX중공업의 중소형 엔진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선박 엔진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는 대형선박의 추진용 주엔진(주기)과 발전용 보조엔진(보기)을 제작한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0~40%로 세계 1위 지위를 갖고 있다. 

    특히 보기용으로 사용되는 중형엔진에서는 국내 유일 자체 브랜드인 힘센(HiMSEN)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올 3월에는 지난 1979년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이래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을 달성했다.

    STX중공업은 중소형 선박용 엔진에서 디젤엔진, DF(이중연료)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 다양한 기종의 생산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세계 최단 기간 대형엔진 생산 누계 1500만 마력과 1000대 생산 기록을 달성했고 LNG운반선에 탑재되는 이중연료 엔진인 51/60DF 엔진을 최초로 국산화하기도 했다.

    선박 엔진 시장에서 HD현대와 한화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오션 인수를 결정한 직후 STX중공업 인수전에 참전하며 정기선 사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오너 3세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화가 HSD엔진을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며 STX중공업 인수전 열기가 가라앉았다.

    선박용 엔진은 선박 원가의 10% 안팎을 차지하는 핵심 기관이다. 

    현재는 친환경 선박 수요증가와 함께 환경규제 강화 영향에 따라 수소·암모니아, LNG·수소 혼소엔진 등 친환경 엔진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와 함께 친환경 엔진 수요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의 독립경영체제 및 친환경 엔진기술을 지원하고, 이중연료엔진, 디젤엔진 등 제품별 생산라인을 전문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공정 효율화를 꾀하고 생산능력을 극대화하는 한편, 해외 영업을 강화해 중국 등 해외 시장도 확대할 계획이다.

    STX중공업이 보유한 터보차저(turbocharger) 분야 역량을 확보해 주요부품의 국산화율도 높인다. 터보차저는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엔진의 배출가스 압력을 이용해 터빈을 돌린 후, 이 회전력을 이용해 흡입하는 공기를 대기압보다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어 출력을 높이는 기관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엔진기술을 접목시켜 증가하는 친환경 엔진 수요에 부응할 것”이라며 “그룹 내 조선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화는 HSD엔진의 메탄올 DF엔진 설비 투자를 통해 친환경 선박 엔진 시장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HSD엔진의 친환경 기자재 및 발전설비 생산 기술에 한화임팩트의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을 더해 국제적 탈탄소화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