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운반비 전년比 '절반' 수준 줄어'반도체 한파' 삼성, 가전사업 회복으로 위안LG전자, 경쟁 심화 속 물류비 해소로 한숨 돌려
  •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의 발목을 잡았던 '물류대란'이 정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가전 수요 부진이 예상되지만 비용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운반비는 8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물류대란이 본격화됐던 2년 전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운반비 등 비용 감소는 삼성전자 가전 사업 실적 반등의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TV·가전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적자전환하는 등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올 2분기 740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측은 "성수기에 진입한 에어컨 확판 및 비스포크 등 프리미엄 제품 중심 판매 구조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한 가운데 물류비 등 비용 부담이 감소하면서 생활가전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물류비는 ▲글로벌 경기회복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보복소비 증가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에 따른 항만 적체 현상 ▲글로벌 유가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급증했다. 이는 가전업계의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반도체 산업의 불황으로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한 삼성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반등으로 흑자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 상반기 9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지만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의 선전으로 전사 영업이익은 1조3087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운반비 1조34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6.5% 줄었다.

    이 기간 LG전자의 생활가전부문 영업이익은 83.8% 증가한 1조618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LG전자 관계자는 "H&A부문의 경우 신제품 출시 및 경쟁 대응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지만, 안정적인 재료비와 물류비 등 원가 구조 개선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초부터 물류비 해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사장은 올 초 CES 2023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물류비가 특히 너무 많이 늘어났는데 올 들어 이런 악재들이 많이 해소되고 있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제는 숨을 돌릴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당장 1분기부터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분기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원재료 가격의 안정적인 유지와 하반기 해상 운임 추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시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LG전자 H&A는 수요 감소와 경쟁심화에 따라 매출은 감소하겠지만, 추가적으로 우호적인 운송계약과 원재료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보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