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18일까지 기관 1조1천억원 순매도 외인 1천억원 순매수…전달比 매수세 대폭 둔화 단기 주가 하락에도 하반기 모멘텀 여전…엔비디아 실적 분수령
  • 지난달 7만원대를 회복했던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연일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가 거센 가운데 외국인 매수세마저 주춤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단기적으로 주가가 추가하락할 순 있다고 보면서도 하반기 본격적인 주가 반등 전망에 무게를 둔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45% 오른 6만6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7만3400원까지 회복됐던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달 2일부터는 줄곧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지난 18일까지 5% 하락했다. 

    기관투자자는 1조94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의 이달 순매도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도 주춤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1397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1~18일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8536억원어치 순매수한 바 있다. 

    중국발 악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특히 중국의 대형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 생산, 고용 지표는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며 중국 경제의 부진을 반영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증시 환경으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추가적으로 6만3000원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감산 발표 당시의 주가 6만3000원~6만5000원 수준이 단기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 감산 당시의 코스피를 고려할 경우 코스피는 대략 2400 중후반(2460~2550) 부근이 단기 저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 반도체 업황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일 산업연구원의 '2023년 8월 현황과 9월 전망'에 따르면 이달 8월 반도체 업황 현황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는 119였다. 지난해 10월 26까지 내려앉았던 지수가 지난 6월(105) 100을 넘어선 이후 3개월 연속 기준치를 상회한 것이다. 9월 업황 전망 PSI는 148로, 전달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제조업 업종 중에선 가장 긍정적인 업황 전망치다.

    단기적으론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 부침을 겪어도 하반기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9만원 이상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인 고대역폭 메모리(HBM3) 공급 본격화로 상반기보다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인공지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3 공급 본격화로 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7조원으로 상반기와 비교해 435.7%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8조300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와 비교해 17.1% 높여 잡았다.

    2차전지에 이어 반도체가 차기 주도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인공지능(AI) 관련 모멘텀이 있는데다 기업의 2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재고 정점 통과가 확인된 만큼 반도체가 주도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반도체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이 오는 23일(현지시각) 발표될 예정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양호한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 글로벌 고대역메모리(HBM) 생산의 90%를 맡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