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 연설 앞두고 국내외 증시 일제히 하락긴축 경계감 확대 영향…미국 국채금리 급등인플레 둔화 vs 재점화…금융시장 향방 가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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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긴장에 빠졌다.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내놓을 발언에 따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54포인트(0.73%) 내린 2519.14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경계감이 산재한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거셌다.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2.36포인트(0.26%) 내린 899.3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이 970억원어치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오늘 밤 파월 연준 의장 연설을 앞두고 짙은 경계심리가 유입돼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라며 "전일 훈풍이 불었던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라고 분석했다.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은 '파월의 입'에서 어떤 발언이 나올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파월 의장은 25일 오전 10시 5분(현지 시각‧한국 시간 오후 11시5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경제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해당 심포지엄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학술 행사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나 경제학자 등이 미국 유명 휴양지에 모여 세계 경제와 현안 등을 논의한다. 이날부터 사흘간 열리며,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을 제외한 나머지 행사 전반은 비공개로 진행된다.지난해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긴축적 통화정책 의지를 밝힌 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두 달간 20%가량 하락한 만큼, 올해 연설에서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드러낼지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올해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파월 의장의 입에 더욱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경기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이고 있는 탓에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서다.시장은 이미 파월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예상하며 위축된 상황이다.전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08%, 1.35%, 1.87% 하락했다. S&P500과 나스닥은 지난 8월 2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우지수는 5월 2일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채권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간밤 미 국채금리는 잭슨홀 회의를 앞두고 상승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5%를 넘어섰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bp가량 올라 4.23%까지 상승했다.한국에서도 잭슨홀 연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이유 중 하나로 "잭슨홀 미팅과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증권가는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국내외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강한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뒤 증시 낙폭이 컸던 이유는 직전 흐름과 정반대의 정책 방향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며 "파월 연설에서 원론적 수준의 발언이 나온다면 고조된 경계감을 되돌릴 확률이 높다"라고 말했다.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연은 총재들조차도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불확실성은 증폭되고 있다"라며 "상반된 연준위원들의 발언에서 공통점은 고금리 기간 장기화·금리인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