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당근마켓 인수 당시 주가 급락했지만...조기 '흑자전환' 등 네이버 2분기 역대 최대 실적 견인'하이퍼클로바X' 공개 후 주가 급락… 포시마크 '닮은 꼴''신사업 공개→주가 급락→실적 증명'… 이번에도 '3단 공식' 성립 기대
  •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뚝심 경영’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판 당근마켓 ‘포시마크’에 이어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에도 적중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9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4일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으나 ▲해외 경쟁사 대비 미흡한 성능 ▲삼성전자와의 AI 반도체 협력 지연 ▲매출 가이던스 부재 등 불확실성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신사업을 추진할 때 주가가 급락한 전력이 있지만 수개월 뒤 시장의 예상을 깨는 실적으로 입증한 사례가 있다고 전한다. 이에 최 대표의 ‘뚝심 경영’이 초거대 AI 사업에도 통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10월 글로벌 진출의 일환으로 북미 중고 거래 플랫폼 포시마크를 13억1000만달러(1조6700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수였는데, 인수 금액이 기업 가치에 비해 과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주가는 인수 후 약 17%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도 포시마크의 연간 1000억원대 적자가 네이버의 수익성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 인수를 설명하는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급락·인수 금액에 대해 “너무 심려하지 말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는데, 이런 자신감은 6개월 뒤 숫자로 증명됐다. 네이버는 포시마크의 흑자전환 시점을 당초 2024년으로 제시했는데, 올해 1분기에 조기 흑자전환을 달성해 버린 것. 

    ‘애물단지’ 취급받던 포시마크는 현재 ‘복덩이’로 거듭난 상태다. 포시마크 편입 효과에 힘입어 네이버는 지난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네이버의 신사업 공개→주가 급락→실적 증명 ‘3단계’ 공식이 AI 사업에도 반복될지 주목된다. 

    네이버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전격 공개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6.26% 급등했다. 하지만 장 마감 후 출시한 챗GPT 유사 서비스 ‘클로바X’의 답변 정확성, 속도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다음 날 25일 주가는 7.86%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클로바X’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으나 실질적인 AI 사업의 성과는 ‘B2C’가 아닌 ‘B2B’ 영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B2C 대화형 AI(클로바X)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은 투자 심리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판단 된다”며 “4분기 이후 이익 모멘텀이 강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통한 AI 사업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연내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지난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이퍼클로바X의 매출과 영업이익과 관련해 “실질적으로 올해부터 의미 있는 사업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