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700억, 경남 1000억, 국민 127억롯데카드 100억대 배임도 금감원 출신 10여년 이상 독식 구조"자질 더 살펴야"… 무용론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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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령‧배임 등 금융권에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밖으로 드러난 사고금액만도 1년새 2000억원에 달한다.

    내부통제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금감원 출신 상임감사들의 역할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주요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우리은행 700억대 횡령을 시작으로  BNK경남은행 1000억, KB국민은행 120억, 롯데카드 105억 등이다.

    이중 경남은행의 경우 횡령 규모가 1000억대로 늘어나 단일 사고로는 금융권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됐다.

    DGB대구은행 일부 직원들은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동의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 1000여개를 개설했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은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127억원대의 주식 매매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들은 협력업체와 찌고 회삿돈 100억 가량을 빼돌렸다.

    사고의 유형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은 유사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이들 금융사의 내부통제 총괄 책임자를 맡고 있는 상임감사들이 모두 금감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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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최근 사례인 롯데카드의 상임감사 자리는 10년 넘게 금감원 출신들이 차지하고 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5명의 상임감사는 모두 금감원에서 팀장 내지 국장을 지냈던 인물들이다.

    시간 순서로 보면 ▲최태문(자본시장조사국장) ▲조욱현(상호금융국장) ▲임병순(금융중심지 지원센터 실장) ▲고일용(은행리스크업무실장) 등이다. 지난 5월 합류한 김치우 감사 또한 특수은행검사국 검사팀장 출신이다.

    이들은 3~4년 임기를 꽉 채운 뒤 다른 회사 감사 및 사외이사로 이직하는 행태를 보였다. 

    특히 사고 발생 기간인 2020년~2023년 사이 감사로 재직했던 고일용 전 금감원 실장은 지난 6월 곧장 NH농협은행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내부통제 부실에 책임을 져야 함에도 오히려 더 큰 규모의 시중은행 감사로 재취업한 케이스다. 임병순 전 실장도 2020년 롯데카드에서 임기가 끝나자마자 NH투자증권 상임감사로 이직했다.

    내부통제 이슈가 발생한 주요 은행들의 상임감사도 금감원 출신들이 꿰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2020년~2022년 장병용 전 금감원 국장에 이어 현재는 양현근 전 부원장보가 맡고 있으며, 경남은행의 현 감사도 황대현 전 금감원 국장이다. KB국민은행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계속된 금융사 내부통제 부실 논란을 계기로 금감원 출신 인사들로부터 감사 업무와 관련한 전문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출신이 아닌 능력적인 면을 더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