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 삼성·LG 위협하는 中 TV 제조사들...비슷한 기술에 물량 공세까지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23'에 참가한 중국 TV 제조사들이 유럽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기술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국 TV를 따라잡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이번 IFA 2023에서 중국의 대표 TV 제조사인 TCL과 하이센스는 메인 스폰서 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기조연설에 나서는 등 IFA를 장악했다. 이들 외에도 창홍, 콩카(Konka), 미디어(Midea) 등이 전시장을 꾸리고 TV 제품을 다수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TV시장에서 올 상반기 수량 기준 LG를 넘어서고 2위에 오른 TCL은 TV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만큼 이번 IFA에서 대규모 전시에 나서 유럽시장을 사로잡겠다는 생각이 엿보였다.

TCL은 이번 전시에서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사이즈의 115형 미니LED TV를 선보였다. 방문객들의 시선이 한 눈에 쏠릴 수 있게 전시장 초입부터 'QD-미니LED'를 크게 소개하며 초대형 사이즈 제품으로 압도했다. 옆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IFA 전시에서 주력으로 삼은 초대형 사이즈인 98형 제품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 같은 전시 풍경은 기술적으로 중국 업체들을 완전히 따돌리고 있는 삼성과 LG 같은 국내 기업들을 겨냥한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100인치대 제품 출시를 하지 않은 국내 기업들을 도발하며 "우리 제품이 가장 크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둔 모습이었다.

하지만 TCL이 선보인 나머지 TV들은 모두 삼성이나 LG 제품 뒤를 이은 듯한 모델들 일색이었다. 미니LED TV와 더불어 TCL 전시관 메인을 장식한 '더 시네마 월 163형'은 같은 콘셉트의 삼성전자 '더 월' 라인업을 연상시켰다. 4K 화질을 적용했지만 삼성전자 더 월이 주는 압도적인 화질에는 다소 못 미친다는 인상을 줬다.

또 다른 중국 TV 제조사 창홍도 이번 IFA 2023에 참가해 꽤나 큰 규모로 전시장을 꾸렸다. 창홍도 유럽시장에서 공략을 강화하는 중국 기업 중 하나로 특히 올해 전시엔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TV시장에서 이미 대세로 떠오른지 오래인 OLED에 창홍도 적극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창홍도 TCL과 마찬가지로 아직은 기술력이나 화질에서 삼성, LG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다만 삼성, LG가 주도하는 TV 기술을 부지런히 따라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역력했다.

대표적인게 창홍이 '치큐(CHiQ)'라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폼팩터의 TV를 전시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이미 4~5년 전 삼성과 LG에서 내놓은 제품과 상당히 유사했다. 치큐 로테이팅 TV는 디스플레이가 가로 방향에 있다가 세로 방향으로 돌아가는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는 삼성이 지난 2019년 출시한 '더 세로 TV'를 떠올렸다.

창홍은 55형 투명 OLED TV도 전시했다. 투명 OLED도 이미 LG가 수년 전 글로벌 전시회 다수에서 선보여 많은 주목을 받았던 기술로, 중국 기업들도 속속 판이 커지는 OLED 시장에서 다양한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음을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