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성 보험 둔갑에 제재10년납 환급률 3~5%p 높이기로"흥행하는 상품 마다 당국 개입" 볼멘소리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올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의 주력 상품이었던 5·7년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가 금융당국 제동으로 종료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나마 규제가 덜한 10년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강화하는 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지나친 규제가 보험산업의 자율경쟁을 침해하고 있다며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은 이달부터 5년납, 7년납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과 납입완료보너스를 조정했다. 금감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이 불완전판매를 야기한다며 해지환급률을 조정하도록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동양생명은 이달 'NEW알뜰플러스종신보험'을 출시하면서 7년납 가입 기간 7년 시점의 해약환급률을 기존 109.3%에서 99.4%로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KB라이프생명도 '함께크는 종신보험'의 7년납 7년 시점 해약환급률을 103.6%에서 93.6%로 줄였다.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일반 종신보험 대비 짧은 상품을 말한다. 고객 입장에서는 월 납입액은 많지만 빠른 시간내 완납한 후 환급을 받게 되면 납입보험료보다 환급액이 많아 위험에 대비하면서도 목돈을 마련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다.

    올 상반기 생보사들의 '효자상품'이었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순익에 직결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에 속해 생보사들의 주력 상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단기납 종신보험이 저축성보험으로 둔갑하는 등의 불완전판매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이달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10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나섰다.

    결국 생보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5년납과 7년납은 100% 아래로 환급률을 내리고 10년납 상품의 환급률을 상향했다. 생보사의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판매가 줄자 대체상품 찾기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KB라이프생명은 '약:속 종신보험'의 상품 개정을 통해 5년 납입 시 100% 이상 환급했던 단기납 종신보험에서 10년 납입했을 때 환급률을 115.7%에서 122.5%로 7%포인트(p) 가량 높였다.

    신한라이프도 5년납 기준 '신한더드림종신' 10년 환급률을 118.8%에서 122%로 높였다. 납입완료 보너스도 강화했다. 신한라이프는 납입완료보너스가 모두 동일했으나 5년 이상 7년 미만은 15%, 10년 이상은 17% 등 지급 기준을 세분화하고 지급률도 높였다.

    생보사들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수요는 여전하다고 보고 10년납 환급률을 대폭 높여 고객 확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기간이 길수록 받는 이자가 많아 유리하지만 중간에 해약할 수도 있는 만큼 가입을 꺼리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의 잇따른 규제에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간호·간병보험이나 치매보험이 시장에서 고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 또한 언제 규제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기존 상품을 판매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당장 몇일 뒤부터 설계사들이 팔만한 상품이 없다"며 "흥행하는 상품마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다보니 생보사 영업환경은 손보사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