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일 4.027% 이후 최고치4분기 만기 은행채 46조… 단기자금 불안 증폭지난해 11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5.107% 재현 우려당국 모니터링 강화… 한은 유동성 공급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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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수신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금조달비용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8개월 만에 4%대를 돌파했다.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거래일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4.006%로 집계됐다. 올해 1월10일 4.027% 이후 처음으로 4%대에 재진입했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 4월 14일 3.521%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5개월 새 0.5%p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시장금리는 꾸준히 상승한 셈이다.은행채는 은행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인 방식이다. 금리가 높을수록 조달비용이 오르는 것을 뜻한다. 은행채 1년물은 신용대출 준거금리로 활용되며 정기예금 금리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 시중은행이 1년 만기 정기예금을 주력으로 운용하기 때문이다.최근 시장에서는 1년물 같은 단기자금 불안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장기자금으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이 언제 끝날지, 또 언제까지 긴축기조가 이어질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장기물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3%를 넘어서면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추석 명절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금리인상의 주요 요인이다. 시티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말과 9월 말 추석 연휴를 전후해 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이 공개시장 운영을 통해 단기자금시장에 유동성을 추가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레고랜드 사태로 이어진 지난해 11월 유동성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7일 은행채 1년물 금리는 5.107%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순식간에 빨려들어갔다. 은행으로 돈이 집중되면 기업들은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된다.4분기(10~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는 45조640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고금리로 유치한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수신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88~3.9% 수준으로 한달 전 대비 0.3~0.4%p 가량 올랐다.금융당국은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 대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금융사가 자금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해야 하는 방침을 정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급격한 금리 변동성을 아직 감지되지 않는다"면서도 "변수가 많은 만큼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한국은행의 단기자금 유동성 공급 가능성도 거론된다. 추석 연휴 전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국고채를 매입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금리 뿐 아니라 미시적 시장 개입을 통해 변동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