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주 대비 5.9% 상승국내기관 1800억, 외국인도 860억 순매수이복현, 런던IR서 "주주환원 자율성 보장"'배당매력' 부각… 상승세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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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잠잠했던 은행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상승 랠리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때 이른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연초 정치권에서 제기된 '돈잔치' 논란 이후 기세가 꺾였던 은행주는 최근 배당 매력도가 부각되며 국내외 투자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금융권에선 지난 13일 런던에서 진행된 투자설명회(IR)가 투자자들의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들과 합동으로 진행된 이번 IR 행사에 참여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금융사들에 대해 주주환원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적극 강조했다.그간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은행권에 충당금 적립을 늘리고 배당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이어졌으나, 감독당국 수장이 직접 나서면서 매수세가 강해지는 양상이다.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주는 지난주 전주 대비 5.9%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2.1%) 대비 큰폭의 초과상승세를 보였다.국내 기관들이 약 1800억원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들도 코스피 전체 1조원을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은행주에 대해선 880억원 순매수하는 등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지난 15일 종가 기준 하나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4.44% 오른 4만 3500원에 마감했으며, 신한지주(3.68%), 우리금융지주(2.61%), KB금융(2.14%) 등 4대 은행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KRX 은행 지수'도 15일 기준 5.7% 상승했다. 7월 말과 비교해 상승률이 8.6%에 달한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은행주의 상승은 시중금리 오름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 중심의 증시 변동성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은행주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다.실제로 주요 은행주의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은 최고 10%에 육박한다. 우리금융지주가 9.46%에 달해 가장 높고, DGB금융지주(9.37%)와 하나금융지주(8.75%)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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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런던에서 진행된 금융권 합동 IR이 사실상 '화룡점정'이 됐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감독당국 수장이 주요 금융사들과 동행해 주주환원 및 규제와 관련해 시원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신뢰도가 크게 상승했다는 반응이다.이복현 금감원장은 런던 IR에 참석해 "국내 금융사 주주환원정책 자율성을 보장하고 해외 자회사 인수나 해외 투자 등에 대한 규제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특히 이 원장은 국내 금융주의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에 대한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대안으로 자본확충 능력을 전제로 배당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했다.이와 관련, 최정욱 하나증권 팀장은 "이 원장의 발언은 지난 5월 싱가포르 IR에서의 발언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당시엔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요구가 있고 나서 얼마 안 됐던 시기라 시장의 신뢰가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이후 7월말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은행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추가로 실시되는 등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점증되고 있던 상황에서 이러한 발언이 또다시 나오자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