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악재 속 外人 매도…넉 달 만에 2500선 아래로헝다그룹 신규 채권발행 자격 상실…주가 20% 폭락테슬라 약세 속 2차전지주 급락…코스닥 2%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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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유동성 문제로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헝다 관련 악재와 2차전지주 부진의 직격탄을 동시에 맞았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37포인트(0.49%) 내린 2495.7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종가 기준 2500선이 붕괴된 건 지난 5월 17일(2494.66)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4.03포인트 내린 2504.10에 개장해 하락 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355억원을 순매도하며 내림세를 이끌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5억원, 7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피는 중국 부동산 위기가 재부각된 데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 문제로 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헝다의 신규채권 발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전일 "핵심 자회사 헝다지산(恒大地産)이 정보 공시 위반 혐의로 증권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라며 "현재 상황에서 신규 채권을 발행하는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닛케이는 헝다그룹의 이번 성명이 앞서 내놓은 채무 조정안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헝다그룹발 중국 부동산 위기 우려가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채권을 발행해 부채를 상환하려던 헝다의 회생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25~26일 예정됐던 역외채권 재조정을 위한 채권자 협의를 다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매체들은 역외채권 재조정을 위한 협의가 연기됨에 따라 헝다의 회생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헝다그룹은 317억달러(약 42조4000억원) 상당 옵쇼어 채권의 재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채권자와 진행하는 교섭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중화권 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날 홍콩항셍지수는 전날보다 328.16포인트(1.82%) 하락한 1만7729.29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또한 전일 대비 16.82포인트(0.54%) 내린 3115.61에 마감했다.

    헝다그룹 주가 또한 전일 대비 20.91% 하락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연휴 앞두고 거래대금 부진 속에 숨 고르기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전 거래일과 마찬가지로 248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가 전개되며 장중 하락 폭을 축소하면서도 불안한 등락 과정이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헝다그룹이 오늘 예정됐던 채권자 미팅을 취소한 가운데 신규 채권발행까지 금지돼 또다시 부동산 위기설 우려가 재부각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18포인트(2.12%) 내린 839.1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35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30억원, 1268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날 코스닥에선 2차전지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테슬라가 최근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고, 국내 2차전지주의 밸류에이션이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7만7000원(-8.05%) 내린 8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 또한 전일 대비 2만5500원(-8.89%) 내린 26만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엘앤에프(-2.82%), 포스코DX(-3.29%), 금양(-5.25%) 등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의 약세는 뉴욕증시에서의 테슬라 약세, 실적 대비 밸류에이션(평가가치) 고평가 분석,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예비심사 통과에 따른 재료 소멸 등이 영향을 미쳤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