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평균 5%… 상단 7% 넘어당국 압박에 은행권 금리인상 계속고정금리 비중 2배 이상 증가"내년 고금리 지속시 매물 출하 잇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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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고금리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취급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금리는 4.31%로 집계됐다. 7월보다 0.03%p 오른 수치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4.82% 정점 이후 점차 하락하다가 올해 5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떨어지던 주담대 금리가 갑자기 상승한 건 대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권 8월 주담대는 무려 7조원 늘었다. 집값이 한창 오르던 2020년 2월 7조8000억원 증가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은행들이 50년 만기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대출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실제로 50년 만기 주담대는 올해 총 8조3000억원 공급됐는데 이 중 6조7000억원이 7월과 8월에 집중됐다.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차주 중 유주택자가 52%로 무주택자(47.7%)보다 많았다. 부동산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세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방증으로 보인다.실태를 확인한 금융당국은 본격적으로 대출을 조이기 시작했다. 50년 만기 상품은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고, 연소득 1억원 이상 차주에도 빌려주던 특례조금자리론 일반형도 틀어막았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만 대출을 내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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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의지가 확인된 이상 적어도 연말까지는 금리 인하는 말도 꺼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내부적으로 가산금리 확대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비용이 지난 10년처럼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문제는 내년이다. 내년에도 5%대 고금리가 이어진다면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갈 수 있다. 올해까지는 부동산 실수요자들의 연착륙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있었다지만, 이마저 사라진다면 영끌족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권대중 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자 부담이 커진 영끌족 가운데 버티기 힘든 일부가 매물을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 매물 출회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시장 상황을 보면 이창용 한은 총재 말처럼 내년에도 고금리는 이어질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0%대로 떨어졌던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인 54.1%로 두 배 이상 뛰었다. 향후 금리인상을 예상한 차주들이 안정된 대출상품을 선호했다는 얘기다. 주담대 고정금리 비중은 76.5%로 4명 중 3명은 방망이를 길게 가져가는 자금조달 수단을 택했다.반면 목돈을 굴리는 정기예금 투자자들은 짧은 만기의 상품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정기예금 중 1년 미만 수신 비중은 상승한 반면 전체 대출 중 1년 미만 비중은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 짧게, 대출은 길게 가져가는 방식을 선호하면서 수신금리가 대출보다 크게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