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월 가입자 42만명… 까다롭고 부담가입거절도 다수… 우대금리 충족 복잡62%가 70만원 납부… 형편 좋은집만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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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야심차게 출시한 청년도약계좌가 흥행 참패로 이어지고 있다. 가입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로운데다 5년간 매달 적금을 부을 여건이 안되는 청년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11일 윤영덕 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8월까지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한 사람은 42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15일 출시 이후 월별 가입자수를 보면 6월 25만3000명, 7월 12만5000명, 8월 4만4000명으로 매달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추세다.청년도약계좌는 19~34세 청년이 5년간 꾸준히 적금을 부으면 정부지원금과 최대 6% 은행이자,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매월 최대 70만원까지 납입가능하며, 모든 요건을 충족했을때 5년간 4200만원을 저축하면 5000만원 가량을 모을 수 있다.금융위는 올해 306만명이 청년도약계좌를 가입할 것을 예상하고 예산 3678억원을 편성했다. 지난 정부에서 출시한 청년희망적금에 287만명이 몰린 것을 고려해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출시 3개월 간 가입자 50만명도 채우지 못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00만명 가입도 불투명하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청년도약계좌 가입을 신청했지만, 탈락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계좌 가입은 전년에 소득이 있어야 하며 연소득 7500만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 180% 이하인 청년만 가능하다. 윤 의원에 따르면 8월까지 가입 제외된 사람은 66만7000명에 달한다.또 최고 금리 6%를 받기 위해서는 급여이체, 마케팅동의, 자동납부 만기유지, 카드실적, 최초거래, 주택청약 등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도 청년들이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로 꼽힌다.청년도약계좌는 출시 전부터 생활형편이 비교적 여유로운 청년에게 혜택이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여윳돈이 많지 않은 청년들이 5년간 매달 꼬박꼬박 적금을 납부하는게 부담스럽다는 얘기다.실제로 6월 가입자 25만3000명이 납부한 금액을 보면 62%인 15만7000명이 최대 납부액인 70만원을 붓고 있었다. 5년간 70만원을 납부할 수 있는 청년을 정책적으로 도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윤 의원은 "청년들을 위한 본질적인 고민없이 탁상행정으로 설계된 금융상품"이라며 "다양한 상황에 놓여있는 청년들이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청년도약계좌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