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IB 각각 400억‧160억 상당 무차입공매도 주문원인 규명‧시정 등 조치 없어…위법행위 고의 방치필요시 해외 감독당국 공조…국내 수탁증권사 검사 강화
  • ▲ ⓒ금융감독원
    ▲ ⓒ금융감독원
    그간 시장에서 의혹이 제기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관행적인 불법 공매도 행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15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한 공매도 조사전담반 설치 이후 불법 공매도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집중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IB 2개사에 대한 불법 공매도 행위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2개사는 홍콩계 기업이다. 이들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공매도(매도스왑)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공매도 주체다.

    이들은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를 하고 사후에 차입하는 방식 등으로 불법 공매도를 지속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홍콩 소재의 A사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다수의 내부부서를 운영, 필요시 부서 상호 간 대차를 통해 주식을 차입(대여)하는 과정에서 대차 내역 등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았다. 소유 주식을 중복계산해 과다 표시된 잔고를 기초로 매도주문을 제출했다. 

    A사는 매매거래 익일(T+1)에 결제수량 부족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인 규명 및 시정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 사후 차입 등의 방식으로 위법행위를 사실상 방치했다.

    아울러 A사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증권사도 A사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지속해서 수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적발된 홍콩 소재의 B사 또한 2021년 8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B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매도스왑 계약을 헤지하기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사전에 차입이 확정된 주식 수량이 아닌 향후 차입 가능한 수량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에 대한 헤지주문(공매도주문)을 제출했다.

    이후 최종 체결된 공매도 수량을 기초로 차입계약을 사후 확정하는 방식으로 내부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위법행위를 방치했다.

    금감원 측은 "과징금제도 도입 이후 최대규모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된다"라며 "증선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엄중한 제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치대상자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요구했다"라며 "이번에 적발된 회사와 유사한 영업을 영위하는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요시 해외 감독당국과 긴밀한 공조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해외 소재 금융투자사들의 불법 공매도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며 "글로벌 IB로부터 주문을 수탁받는 국내 증권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강화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