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김경협 민주당의원, 공매도 제도개선 토론회공매도 가격 발견 기능, 주가 하락 관련성 없어 vs 주가 하락 유발 박순혁 "공매도 금지가 아닌 선진화 촉구"
  • ▲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공매도 전면 재개 전제 조건으로 개인과 외국인·기관에 적용되는 규제를 통일해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한차례 개인에 대한 공매도 규제가 완화된 만큼 불평등 주장은 억지라는 주장도 팽팽히 맞선다. 이들은 공매도가 가격 발견 등의 순기능을 갖고 있으며, 주가 하락과 연관이 있다는 개인 투자자의 비판에 대해선 인과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전면 반박했다. 

    다만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 문제만큼은 사후 처벌을 비롯해 사전에 근절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장은 일치했다.

    26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공매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주제로 개최된 토론회에서 공매도를 두고 의견들이 쏟아졌다. 

    토론회는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와 왕수봉 아주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빈기범 명지대 교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박순혁 작가 등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면서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양정숙 국회 정무위원회의원은 "공매도의 문제는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자금력, 정보력의 불균형에서 발생하는 것이고, 어떻게 균형을 맞추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에 논의되는 내용들은 정무위 전체회의에 꼭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한국의 금융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무차입 및 불법 공매도를 척결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과 기관에 집중된 공매도의 현황에 대해 짚으며 공매도가 주가 하락세를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투자자별 공매도 거래 비중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0%, 18%인 반면 개인은 1%로 낮아 개인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며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유동성 확보 등의 순기능도 있지만 주가 하락을 유발하고 공매도 세력이 악성 루머를 퍼뜨리기도 하는 등의 역기능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제를 진행한 왕수봉 아주대 교수는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그는 "불법 공매도 무차입 공매도가 문제라고 본다. 사후 처벌을 비롯해 사전적으로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현행 공매도 제도가 개인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 "개인 투자자의 담보 비율이 120%로 완화됐고, 개인의 대주 상환 기간은 무제한으로 가능해 기관과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인의 공매도 수익성은 시간당 수익률이 0.337%로 일별로 2%대다. 돈을 잃지 않고 돈을 벌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또한 "공매도 거래가 주가하락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는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왕 교수는 "현재 공매도가 허용되고 있는 코스닥 200, 코스닥 150 종목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으로 공매도가 주가 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 즉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 거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공매도 때문에 주가가 안 오른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어떤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며 "체계적인 근거를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개인이 기관에 비해 차별받는다는 건 불공정한 차별이 아니라 당연한 거라고 본다"며 "차라리 개인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개인이 공매도를 못하게 하는 게 낫다. 은행이 대기업, 중소기업, 소득이 좋은 개인, 소득이 약한 개인에 적용하는 대출 금리가 제각각 다 다른데 그것도 기울어진 운동장이냐"고 꼬집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국내 지수가 16년째 오르지 못하고 박스피인 이유는 주가 하락을 유발하는 공매도 세력 때문"이라며 "공매도 폐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허들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외국인과 기관, 개인의 상환기간을 90일로 설정하고 담보비율은 130%로 통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환 후 1개월 간 재공매도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는 "공매도 금지가 아닌 선진화를 촉구한다"며 전 종목으로 공매도 가능 대상을 확대하려면 ▲공매도 관리 전산화 ▲의무상환기간 3개월 통일 ▲동일한 담보 비율 적용을 전제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오히려 공매도 기관을 위해 편의를 봐주고 있다며 "금감원장은 2차전지 과열을 지적하고, 2차전지 관련 인버스 ETF를 승인했으며 에코프로 머티리얼즈 상장을 불허하는 등 공매도 세력에 힘을 싣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