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대양금속 하한가 직행에 거래정지 조치영풍제지, 2차전지 조정에도 주가 급등하자 '작전주' 의혹 제기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로 분류, 라덕연 사태와 판박이
  • ▲ ⓒ영풍제지
    ▲ ⓒ영풍제지
    올해 주가가 730% 급등하는 등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던 영풍제지가 돌연 하한가를 맞았다. 업계 일각에선 최근 2차전지 조정 국면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 작전 세력이 얽혀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나온 바 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의심해 거래매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부터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영풍제지와 대양금속에 대해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전날 영풍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한국거래소는 영풍제지에 대해 불공정 거래 풍문 등에 대한 사실 여부 및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이날 낮 12시까지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대양금속과 영풍제지는 지난 18일 가격 제한 폭인 960원(29.91%), 1만4500원(29.96%) 하락한 2250원, 3만3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영풍제지는 장 초반 1%대 하락세를 보이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창구에서 7700여주에 달하는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떨어졌다. 

    영풍제지의 모회사인 대양금속도 오전 9시 30분부터 하한가로 직행해 그대로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는 올해 730%나 오른 종목이다. 올 초 무상증자를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 5829원 수준에서 지난 8월8일 5만원대까지 급등했다. 

    지난해 6월 대양금속에 인수된 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다가 지난 6월 대양금속과 함께 2차전지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뒤 우상향 곡선이 가팔라졌다. 

    다만 최근 2차전지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도 영풍제지는 홀로 급등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주가 조작 세력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장기간 저평가된 자산주로 분류되고, 공매도가 안된다는 점은 지난 4월 발생한 라덕연 사태로 하한가를 친 8개 종목들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지난 8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영풍제지의 이상 주가 흐름을 인지해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되풀이되는 하한가 사태로 인해 투자자들의 자본시장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이날 영풍제지 종목토론실에선 "이번이 세 번째 아닌가? 갑자기 하한가라니 말도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올해만 3번째 하한가 사태라는 점에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4월24일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8종목이 하한가로 직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1년여간 주가가 수백% 오른 점, 자산주라는 점, 외국계 계좌에서 매물이 쏟아진 점 등이 이들 종목의 공통점이었다.  

    예기치 못한 주가 폭락사태는 불과 두 달도 안돼 또다시 반복됐다. 지난 6월14일 동일산업, 방림,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이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하한가로 직행했다. 

    5개 종목의 공통점 역시 최근 2~3년간 주가가 꾸준히 올랐고 유통주식 물량이 적으며 시가총액이 작다는 점 등 라덕연 사태와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엄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며, 지난달 불공정거래 대응체계 전반 대폭 개선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