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10년물 금리 4.9% 돌파·코스피 2400선 위태지정학적 위기·한은 매파적 동결 기조 더해져 투심 위축"실적 베이스로 방어적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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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에 증시 낙폭이 깊어지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 한국은행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모습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9% 하락한 2415.8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07% 내린 784.04에 마감했다.

    증시 하락을 이끈 건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554억원·코스닥에서 790억원,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554억원·코스닥에서 1029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894억원, 코스닥에서 1872억원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급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파란불이 켜졌다. 코스피에서 하락종목은 812개로 상승종목(95개) 수를 크게 뛰어넘었다. 코스닥도 전 종목 중 90%가 넘는 1431개가 하락했다. 

    업종 대부분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건강관리기술 5%대, 기계·전기장비·철강은 4%대, 전자장비와기기식품·소프트웨어는 3%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일 대비 1.4% 내린 6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주당 7만원 회복 하루 만에 다시 '6만전자'로 회귀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3%대 하락하면서 13만원대를 회복한 지 2거래일 만에 다시 12만원대로 내려왔다. 

    간밤 발표된 테슬라의 실적 쇼크에 이날 2차전지들도 줄줄이 약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2.6%), 포스코홀딩스(-4.6%)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4.0%)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에코프로는 전일 대비 2.9% 하락하며 80만원대가 무너졌다.

    이날 증시는 중동 분쟁 확대 위기 속에 미국의 국채 수익률 상승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심각 시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 거론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대한 드론 피습이 발생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커지는 상황이다. 

    이 우려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8일(현지시각) 기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4.9% 선을 넘어섰다. 

    이에 더해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는 '매파적 동결'에 나선 것도 시장을 위축시켰다.

    증권가에선 이날 결과에 대해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 불확실성 속에서 매파적 태도가 강화됐다고 판단하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인플레가 기존 경로에서 이탈하면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는 식의 한은 총재의 코멘트가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20일예정된 파월의장의 발언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증시를 둘러싸고 노이즈가 수시로 유입되고 있다"며 "3분기 실적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적 베이스로 접근하면서 대응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