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2천명 구독자 보유한 스타벅스 코리아 스벅TV 콘텐츠 담당자 '스틴' 인터뷰바리스타로 스타벅스 입사… 'B급 감성'으로 '대박'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NCT 음료 콘텐츠 등으로 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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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이어의 N~ 시트러스의 C~ 티의 T~"
오렌지, 홍자몽, 귤을 레몬그라스로 두드리며 그룹 NCT의 'Universe'를 흥얼거리는 일명 '병맛' 영상이 지난해 트위터에서 10만회 이상 조회되며 화제가 됐다.
놀랍게도 이 영상은 '뉴이어 시트러스 티'를 홍보하는 스타벅스 유튜브 채널 스벅TV 콘텐츠로, 주인공은 스타벅스코리아 홍보팀 전현우 파트너(이하 닉네임 스틴)다.
스틴은 14만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벅스 코리아 채널에 에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인물이다. 개국 이래 언박싱을 비롯해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촬영, 편집하는 역할을 도맡으며 트렌드를 이끌어오고 있다.
24일 오후, 중구 소공로 지하 1층 스타벅스 아카데미 내 스튜디오에서 스틴을 직접 만났다.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스타벅스가 어떻게 B급 감성을 녹인 유튜브 콘텐츠에 과감히 도전장을 낼 수 있었는지,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스틴은 어떤 인물인지 스벅TV를 한 번이라도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환한 미소로 나타난 스틴은 앳되보이면서도 성실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이제는 어엿한 전문 방송인이지만, 인터뷰를 앞두고 꽤나 긴장한 모습이었다.
"처음 스타벅스에 입사한 시기는 대학생이었던 2015년으로, 파트타임 개념으로 바리스타로 입사했지만 '덕후'의 길로 빠져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
2015년 평내호평역점 바리스타로 입사해 별내점 수퍼바이저, 구리인창점 부점장을 역임하며 순조롭게 '스벅인' 행보를 걷던 스틴이 홍보팀에 스카우트 된 계기는 따로 있다.
바리스타로 근무하며 스타벅스 문화에 매료된 그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소비자 관점에서의 스타벅스 리뷰 콘텐츠를 제작해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 관계자가 아닌, 철저히 소비자 관점에서 제작한 콘텐츠들이다.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스틴은 기획부터 제작, 편집이 스스로 가능했다.
그는 "당시 페이스북에서 유튜브로 트렌드가 변화하던 초기였고, 대다수 기업이 CF 등을 업로드하는 용도 정도로만 유튜브를 활용 중이었다"며 "왜 우리 회사에서는 이런 콘텐츠를 시도하지 않지? 내가 직접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 업로드를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프로모션 소개, 음료 비교 등 영상이 큰 인기를 얻으며 5만~6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스틴은 유명 인사가 됐다.
2018년 9월경, 스틴의 잠재력을 알게 된 스타벅스 홍보 사회공헌팀에서 만나보고 싶다는 의향을 표했고, 그는 이듬해 2월 언론파트로 직무를 변경했다. 영상을 통한 새로운 홍보 방식의 필요성을 느끼던 스타벅스는 스틴 합류 후 한 달만에 스벅TV를 개국했다. -
스벅TV는 유튜브 흐름을 타고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스틴 특유의 재치와 말발, ENFP다운 친화력과 창의력이 콘텐츠들에 고스란히 녹아든 덕이 크다.
2020년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출연, 스타벅스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현해 57만회 조회수를 기록하며 엄청난 화제가 됐다. 그만큼 그룹 차원에서의 관심도 크다는 의미다.
현재 스타벅스 코리아 채널 구독자는 무려 14만2000명에 달한다. 콘텐츠 수도 200개를 넘었다. 18~34세를 위주로 두터운 팬층도 생겨났다. 겉보기에 성공가도를 걷고 있지만, 그럴수록 스틴의 고민은 점점 깊어진다고.
"유튜브 시장은 점점 막대해지고 시시각각 트렌드가 변화하는데, 어떤 감성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지, 스타벅스 정체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 매일 고민"이라는 스틴.
그는 "스벅TV를 통해 해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도 많다"며 "여건이 주어진다면 시민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는 창구 개념의 콘텐츠, '스벅TV가 강원도에 뜬다'와 같이 게릴라성 콘텐츠 등을 제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
스틴에게 스타벅스는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한참 고민 후 '청춘'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25살에 입사해 30대 초반까지 청춘을 다 바쳤다"면서 "휴대폰에 '사이렌' 로고가 인물 인식돼 수 년 간 기억의 페이지에 남은 것을 보고, 스타벅스는 어쩔 수 없는 나의 청춘이고, 관 뚜껑 닫을 때까지 스타벅스가 생각나겠구나 싶었다"며 수줍게 웃었다.
끝으로 스틴은 인터뷰 자리를 빌어 '조카님들(언박싱 시리즈 시청자 애칭)'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사실 기업 입장에서 댓글을 달다 보니 사심이 들어간 댓글은 달지 못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었다"며 "어떤 이들에게는 30초, 1분의 짧은 순간일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게는 정말 소중한 '조회수 1'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많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외주 제작사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정말 열심히 한 땀, 한 땀 기획부터 편집부터 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라고, 일단 클릭하시라. (감사해요)"라며 환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