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처음… 서민 생활고 가중7개 품목 담당 공무원 지정… 물가 누르기국제 정세 불안불안… 전기요금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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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과 비주류음료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며 장바구니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정부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주요 품목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에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까지 이어지며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만큼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률… 저소득층 소득 절반이 식비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상승했다.누계비 기준 올해 식료품·비주류음료의 물가 상승률은 6월까지 5% 이상을 유지하다가 7∼9월 4.9%로 잠깐 꺾였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연간 기준으로 보면 2019년 0.0%에서 2020년 4.4%로 오른 뒤 2021년과 지난해 각각 5.9%를 기록했다.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상승률이 5%를 넘기게 된다면 이는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원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등의 물가가 오른 영향이다. 최근에는 이상기온까지 더해 과일·채소류 등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품목별로 보면 올해 1∼10월 기준 생강은 전년 대비 97.0% 오르며 가장 많은 상승폭을 그렸다. 당근(33.8%)·양파(21.5%) 등의 채소류와 드레싱(29.5%), 잼(23.9%), 치즈(23.1%) 등의 가공식품도 20% 넘게 올랐다. 과실 중에서는 귤(18.3%), 사과(17.2%)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지난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던 외식 등 음식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다. 올해 1∼10월 음식서비스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6.4% 올랐다. 특히 피자(11.5%), 햄버거(9.6%), 김밥(8.9%), 라면(8.6%) 등이 많이 올랐다.장바구니 부담이 오르면서 저소득계층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식료품·비주류음료에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의 29.4%에 달하는 25만8000원이었다.음식서비스(식사비)로 지출한 금액(13만1000원)까지 더하면 사실상 식비 지출이 처분가능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셈이다.처분가능소득 대비 식비 비중은 소득 2분위 25.7%, 3분위 22.4%, 4분위 19.8%, 5분위 14.5% 등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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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주요 품목 집중 관리… 관건은 전기요금물가 부담이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7개 주요 품목의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전담 관리하고 기업에 자제를 요청하는 등 물가 상승을 억누른다는 방침이다.대상은 라면과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과 더불어 국제가격이 작년보다 35% 오른 설탕,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오른 우유 등 총 7개 품목이다.농식품부는 특히 주요 가공식품 물가를 관리할 TF를 신속히 구성해 TF 내에서 품목 담당자들이 시장 동향을 수시로 점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또 지난 2일 비상 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의미의 발언을 한 바 있다.추경호 부총리는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할 것”이라면서 “각 부처 차관이 물가 안정책임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훈 차관 역시 지난달 20일 식품업계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으며, 26일에는 외식업계에 “전사적인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다만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인한 외부 환경 변수가 남아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 차례 에너지난을 겪은 데 이어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까지 불거지며 국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전기요금 인상도 관건이다. 전기요금은 이달 중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모든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안은 안된다”면서도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