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와 1.7조 규모 기술이전 계약… 창립이래 최대'CKD-510' 삼성家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 차별화 전략세상에 없던, 미충족 수요에 포커스… R&D 투자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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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근당
    종근당이 노바티스와 기술수출 계약을 맺으며 '별의 순간'을 잡았다. 

    지금까지 이어져온 종근당의 R&D 저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추진력을 더하게 됐다. 그간 '물음표'에 머물렀던 종근당의 신약개발 성과가 '느낌표'로 마무리 될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첫 단추는 야무지게 끼웠다.

    종근당은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기술이전 계약을 1조 7000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이는 종근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이자, 올해 성사된 제약바이오업계 계약 중에서도 가장 큰 금액이다. 종근당은 1061억원의 계약금을 수령한다.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은 약 1조 6241억원이다.

    CKD-510은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다. 전임상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 등 여러 HDAC6 관련 질환에서 약효가 확인됐다. 유럽과 미국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입증 받았다. 

    종근당은 CKD-510을 샤르코 마리투스(CMT)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개발된 치료제가 없는 분야다. 일반인들에게는 삼성가의 가족력으로도 알려진 질환이다. 샤르코 마리투스는 25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신경계 유전질환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이 손상되면서 정상 보행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 

    근육이 점차 위축돼 힘이 약해지고 손·발에 변형이 생기며 다리를 끌거나 저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샤르코 마리투스는 우성으로 대부분 50%의 확률로 유전된다.

    미국 내 샤르코 마리투스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12만 6000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세계에는 280만명의 환자가 있다.

    HDAC6 억제제는 그간 항암제로 개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종근당은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과 미충족 수요(Unmet needs)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차별화했다. 결국 종근당의 남다른 개발 전략을 노바티스가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노바티스는  CKD-510의 개발과 상업화에 대해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독점적 권리를 갖게 된다.

    그간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경쟁사들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이어지면서 종근당의 파이프라인은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매년 매출액 대비 12% 가량을 R&D에 쏟아부은 신약개발의 집념이 옳은 선택이었음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