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턱 낮춘 개원 23년차 굿모닝 함운외과누구나 앓을 수 있는 항문질환, 부끄러움 없애야부정확한 정보 대신 증상 있을 땐 병원으로 직행 3분 이내 변 보기 등 '333 항문 관리법' 생활화
  • ▲ 임익강 굿모닝 함운외과 원장. ⓒ서성진 기자
    ▲ 임익강 굿모닝 함운외과 원장. ⓒ서성진 기자
    [편집자주] 더 가까운 곳에서 환자를 마주하는 동네 의사를 만납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 건강 문제도 바닥을 단단하게 다져야 큰일이 생겨도 버티는 힘이 생깁니다. 대형병원을 찾기 전 주변에서 당신을 돌봐주는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진정성을 갖고 환자를 대하는 이들을 선정해 '우리동네名醫'로 부르려 합니다. 

    환자들이 건물밖에서 우왕좌왕하다가 병원 문 앞까지 와서 되돌아간다. 수치스럽고 민망하게 느껴지는 항문질환 탓이다. 매번 반복되는 이 현상을 목격한 한 의사는 생각한다. 첫 방문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임익강 굿모닝 함운외과 원장이 일련의 방송 프로그램과 유튜브 등을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리고 화제를 모았다. 똥을 닦는 법이나 급똥 참는 법을 의사가 알려주는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웃음이 터졌다.

    "얼마 전 동료 의사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아이들이 외치더라구요. '똥꼬의사'라고. 순간 당황했지만 외려 즐거웠죠. 저 아이들이 똥꼬가 아프면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의사가 생긴 거니까요." 

    그는 23년차 개원가 원장이자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로 항문질환만 파고든 전문가다. 여기에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광진구의사회장, 대한외과의사회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맡아 이력에 무게감이 있다.

    그런 그에게 모든 타이틀을 다 버리고 하나 남기면 뭘 선택하겠냐고 묻자 서슴없이 '똥꼬의사'라고 말했다. 기자와의 식사 자리에서도 수차례나 똥꼬라는 단어를 말했는데 불편하지 않았던 것은 항문질환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지표였기 때문이다. 

    방송에 출연하는 많은 의사가 있지만 임익강 원장은 맥이 다르다. 대중들에게 편하게 다가가는 것이 최우선 목표였고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항문질환으로 고민하는 환자도 당당히 병원을 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약간의 용기를 주는 행위였죠. 증상이 있을 때 즉각 병원 문턱을 넘어야 약물치료로 충분히 나을 수 있는데 망설이다 수술해야 하는 상황까지 병을 키우는 것을 막고 싶었습니다. 제가 전달하고 싶은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들어오세요, 헤치지 않습니다'라는 말입니다." 

    ◆ 부끄러움이 당신의 건강을 막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통계상 변비 환자도 치질 환자도 각각 60만명을 넘겼다. 매년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물론 참거나 스스로 대응하는 수면 아래 환자도 많다. 남녀노소 항문질환에 노출된 상태라는 의미다. 

    "수치로만 봐도 변비나 치질은 더 이상 숨기고 감춰야 하는 질병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손가락 하나로 누르기만 하면 열리는 자동문을 열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이죠. 분명한 것은 이러한 부끄러움이 병을 키운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임익강 원장이 공을 들이는 부분은 문진표다. 아무리 편하게 다가가려고 해도 환자의 마음이 열리지 않는 항문외과의 특성상 사전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미리 받아 진료 시 활용한다. 

    또 낯선 곳에서 하의를 모두 벗어야 하는 지독한 민망함 역시 국소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위에는 진찰포를 덮어두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불가피한 상황 속 임 원장은 수시로 얼굴에 대변을 맞지만 이 역시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한다. 

    "요즘 큰 문제는 왜곡된 인터넷 정보에요. 치질환자의 경우 스스로 진단해 판단을 하다가 미루고 미뤄 3기를 넘겨 수술을 해야하는 상황까지 오죠. 항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오셔야 합니다. 일단 큰 병원이 아니라 집 근처 병원부터 방문하세요. 그러면 어떻게 치료할 지 답이 나옵니다."
  • ▲ 임익강 원장이 '333 항문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임익강 원장이 '333 항문관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3분 이내 똥 싸기 '필수'

    증상이 있으면 병원으로 향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결정이지만 그 전에 건강한 항문을 만드는 생활 습관을 길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임 원장은 인터뷰 말미 '333 항문 관리법'을 소개했다. 

    먼저 '3분 이내 똥 싸기'다. 직장에 변이 있으면 1~2분 안에 변을 시원하게 보는 것이 정상이다. 만약 3분까지 기다렸는데도 안 나온다면 미련 없이 일어나는 것이 항문을 위한 길이다. 

    '3분 좌욕하기'도 효율적이다. 38~40도의 따뜻한 물에 항문을 충분히 담그면 괄약근이 이완돼 혈액순환이 활발해진다. 이때 치액 부종이 줄고 가려움증 등 증상도 감소하게 된다. 

    '30분 침대 위에 엎드리기'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가슴과 배 무릎이 침대에 닿도록 엎드려 몸을 이완하는 것이다. 앉아있는 자세는 항문에 피가 몰리기 때문에 반대로 풀어주는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