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3Q 영업이익 두자릿 수 감소 소비심리 악화… 명품·패션 매출부터 줄었다경기 침체 장기화에 식품·주류 매출 성장세
  • ▲ 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 오픈런을 위해 줄을 선 소비자들. 현재는 온라인 예약으로 바뀌면서 오픈런이 사라졌다.ⓒ뉴데일리DB
    ▲ 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 오픈런을 위해 줄을 선 소비자들. 현재는 온라인 예약으로 바뀌면서 오픈런이 사라졌다.ⓒ뉴데일리DB
    “파티는 끝났다.”

    백화점 3분기 실적에 대한 유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던 ‘보복소비’가 끝나고 오히려 지갑을 닫고 명품 소비를 줄이는 소비침체가 성큼 다가온 것이다. 유통 최전선인 백화점은 이런 분위기를 가장 빠르게 체감하는 중이다. 

    주요 백화점 3사는 지난 3분기에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믿었던 명품마저 매출 하락은 피할 수 없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은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3분기 매출 753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줄었다. 

    신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세계와 광주점, 대구점, 대전점 등의 자회사의 실적을 종합하면 3분기 매출은 6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15.1% 줄었다.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운영법인 한무쇼핑의 실적을 종합하면 3분기 매출은 5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신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4% 감소한 798억원에 그쳤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백화점 3사의 성장이 정체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기조가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부진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더불어 추석이 작년보다 보름 뒤인 10월이 되면서 수요가 일부 4분기로 넘어간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소비 심리 악화다. 코로나19 기간 중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이뤄지던 ‘보복소비’가 끝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에 따른 고정비의 증가, 판매관리비 증가와 더불어 소비 침체에 따른 주력 상품인 명품, 패션 매출의 감소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백화점에서 고부가가치를 책임지던 명품, 패션 카테고리 매출은 이번 3분기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명품 브랜드 비중이 가장 높은 신세계의 경우 3분기 명품 매출이 5% 감소했고 여성, 남성 패션이 각각 5%, 10% 줄었다. 늘어난 것은 식품과 생활 카테고리인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카테고리다. 롯데백화점도 신선식품, 가공식품, 주류 카테고리가 성장하며 3분기 매출을 지탱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 내 경기 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른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고소득층의 전유물이었던 명품이 대중화되며 급격하게 매출을 키웠지만 고금리, 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가 본격화되자 이들의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백화점 입장에선 다양한 팝업과 식품 등으로 수요를 잡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