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베트남, 12월 8일 영업 종료… 시장 철수김봉진 전 의장, 지난 7월 우아DH아시아 의장직 사임일본은 지난해 철수… 우아DH아시아 영향력 '뚝'
-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배민 베트남이 다음달 8일부터 사업을 중단한다.
배민베트남은 민트색 헬멧을 쓴 채 눈물을 흘리며 손을 흔드는 배민 캐릭터와 "안녕히 계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공지를 현지에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9년 5월 베트남 1세대 배달 앱인 베트남MM을 인수하며 진출했다. 현지에서 '배민'과 '베트남MM' 두 가지 앱을 운영해왔으나 2021년 초 배민으로 통합해 운영했다.
한때 베트남 배달앱 1위 그랩에 이어 호치민과 하노이 두 대도시에서 1년 반만에 배달앱 2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으나 베트남 음식배달 시장의 극심한 경쟁으로 최근엔 배달앱 12%의 점유율에 그쳤다.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그랩과 쇼피푸드가 각각 45%와 41%를 차지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더 민첩고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전략 국가를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니클라스 외스트베르크는 지난 8월 인터뷰에서 아시아 시장에서 베트남만 유독 부진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배민베트남의 철수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전 의장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 합작해서 설립한 우아DH아시아의 역할도 미미해졌다.
우아DH아시아는 김 전 의장이 지난 2020년 12월 우아한형제들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4조8000억원에 매각하며 합작법인 싱가포르의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맡았다.
당시 업계는 김봉진 전 의장이 딜리버리히어로의 아시아 시장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국산 배달앱 세계화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컸다. 김 의장은 아시아 15개국 음식 배달, 공유 주방, 퀵커머스 총괄을 담당했다.
하지만 김봉진 전 의장이 올해 2월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직 사퇴에 이어 지난 7월 우아DH아시아 의장직에서 사임한 이후 김 의장이 지휘했던 베트남은 정리 수순을 빠르게 밟게 됐다.
김 전 의장은 베트남과 더불어 일본에도 우아한형제들을 진출시켰으나 일본은 그보다 더 빠르게 지난해 철수했다. 일본은 배민이 5년만에 재진출하며 공들였으나 일본 내 배달앱 경쟁이 심화되고 라이더 구인난이 심화되며 적자가 큰 폭으로 누적되며 사업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전 의장 퇴진 이후 딜리버리히어로에서 APAC 지역 적자가 나는 지역은 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김봉진 전 의장은 '그란데클립'이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해 인공지능(AI) 서비스와 소셜 커뮤니티 서비스 관련 창업팀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